
"대한성공회 역사에서 강화도는 '한국의 아이오나(iona)' 또는 '한국 성공회의 못자리'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주성식(성공회 영등포교회 관할사제) 신부는 코프 주교가 포교를 시작한 강화도를 대한성공회 117년 역사의 모태로 규정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주 신부는 지난 2001년 '대한성공회 인천내동교회 110년사'를 연구·편찬했다.
"스코틀랜드의 작은 섬 아이오나는 영국 성공회 신앙전통의 모태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복음화의 전초기지 역할을 했습니다. 강화가 바로 아이오나란 얘깁니다."
그는 또 "강화읍교회는 본당 건물이 장방형 외형에 더해 건축자재나 지붕과 내면의 구조가 한국식으로 구성돼 있어 성공회의 토착화 선교방식을 짐작케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강화도는 임진강과 대동강으로 이어지는 뱃길로 1903년 무렵 북한에 성공회가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이후 강화도는 황해도 백천과 연백으로 이어지면서 성공회가 전도되는 전초기지가 됐다는 게 주 신부의 얘기다.
주 신부는 "이는 영국이 섬나라이기 때문에 바다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고 영국 아이오나의 지리·문화의 토양을 강화에서 보았던 것"이라며 "교세가 확장될 수 있었던 것은 청일전쟁과 러일전쟁, 그리고 강제합병으로 이어지는 풍전등화와 같은 시기에 성공회의 평등과 애민사상이 지식인과 민중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열기자·trees@kyeongin.com>이창열기자·tree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