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해 해외 무역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교포 무역인 대표들이 자리를 같이 한 '월드-옥타(World-OKTA:해외한인무역협회) 제9차 대표자대회'가 지난 24일 포천에서 막을 내렸다.

5일간의 일정으로 열린 이번 대회는 그동안 대도시를 중심으로 개최됐던 관례를 벗어나 휴전선에 접한 경기북부 중소도시인 포천에서 열렸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이번 대회의 성과와 한계를 짚어본다.

▲'월드-옥타'란=해외에서 활동하는 한인 무역인들로 구성된 단체로 36개국에 56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6천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매년 4월 국내에서 대표자대회를 개최하고 하반기에는 국내와 해외를 순회하며 '해외 한민족경제공동체 대회'를 개최한다. 대표자대회에는 협회의 국제 상임이사와 각 국별 지부회장 등 임원과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하며 회의 기간동안 모국 상품 수출진흥 워크숍, 중소기업 상품수출상담회 등 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한 각종 행사도 열린다.

산업자원부와 KOTRA가 주최하고 경기도와 포천시 등이 후원해 열린 이번 대회는 세계 각국에 거주하는 한인 무역인 및 경제인과 국내 기업인 등 26개국 55개 도시의 346명이 참여해 총회와 투자설명회, 수출상담회 등으로 진행됐다.

▲치열했던 무역상담=포천 반월아트홀에서 지난 23일 열린 수출상담회는 옥타 회원과 참여업체 뿐 아니라 국내 금융계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진행됐다. 국외(OKTA 회원) 바이어 268명과 국내 중소기업 144개 업체가 1대1로 수출상담을 진행해 자동차부품, 의류, 전기전자 등 여러 품목에서 1천만달러 상당의 계약이 성사됐다.

또 26개 업체가 743만달러에 달하는 무역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이는 대도시에서 개최하고도 15~20개 업체가 MOU를 체결하는 것에 그쳤던 예년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과로 평가됐다.

특히 신한은행이 월드-옥타와 재외동포기업의 국내 투자, 국내 중소기업의 수출 및 국제교류사업 지원 등을 위한 상호 협약을 맺어 관심을 모았다. 신한은행은 해외 한인무역인들의 네트워크와 해외한민족경제공동체대회 등을 통해 매출 증대와 해외점포의 현지화 및 영업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또 OKTA는 차세대 무역스쿨 강연, 국내 중소기업의 무역금융지원을 통한 거래 활성화, 국내 투자상담 증대 등 내실을 다지고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기대…. 그 이상이었던 무형의 성과=개최지 포천은 무명의 소도시를 세계에 알리게 됐고 OKTA에게는 자체 행사와 수출상담회 중심의 대회에서 벗어나 국내 투자를 모색하는 전환점이 됐다.

월드-옥타 천용수 회장은 "지자체의 적극적인 관심만 있다면 소도시 개최를 적극 고려하겠다. 다음에는 해외 한상 자금의 국내 개발투자를 위한 투자상담회도 개최하겠다"는 말로 옥타의 방향전환을 분명히 했다.

포천은 계약 체결 뿐아니라 원자재 수입, 기술제휴, 공동마케팅, 공동연구 등과 관련해 실질적인 거래와 전략적 제휴가 이루어질 수 있는 비즈니스 기회를 만들어 냈다.

이에 따라 포천시는 세계 상공인타운 건설, 옥타 회장단 및 상임이사진 초청 워크숍 개최 등 이번 대회에서 거둔 무형의 성과를 현실화하기 위한 방안 구상에 들어갔다.

특히 옥타 상임이사들을 포천시 홍보대사로 활용하게 된 것은 소중한 성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국제적인 업무휴양 도시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있는 포천시로서는 국내에도 크게 알려지지 않은 포천시를 해외에 알리는 홍보단을 구성하게 된 셈이다.

또 몇몇 업체를 제외하면 독자적인 해외 판로개척이 사실상 불가능한 지역내 3천700여개 업체의 수출 파트너와 상담역을 구한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뒀다.

▲한계=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함과 효율성 저하가 심각했다. 3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특급호텔이 없어 참가자들은 콘도미니엄을 숙소로 사용했다. 세미나 공간과 만찬장 등 행사 공간이 없어 대학 체육관을 총회 및 환영만찬장, 포천 반월아트홀이라는 공연장을 수출상담회 장소로 활용했다. 지역내 가용시설을 모두 활용한 것이지만 효율이 떨어지고 잦은 이동에 따른 불편함은 피할 수 없었다.

옥타 회원들은 "빼어난 경관에 매료됐고 크게 불편한 점이 없었다"고 밝혔지만 국제규모의 대회를 치르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평을 받아야 했다. 지방화가 확대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시설투자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