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서의 삶에 하나의 고비라 할 수 있는 폐경을 맞는 중년 여성들의 모습은 각기 다르다. '더 이상 임신의 두려움과 월경의 불편함을 겪을 필요가 없어 홀가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늙어가는 것도 서러운데 여자 구실마저 못하게 됐다'고 비통해 하기도 한다.

폐경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변화 뿐만 아니라 실제 각종 합병증의 위험성이 높아지면서 '폐경기장애'라 불리는 질환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대비가 필요하다.

폐경이란-50세전후 발생 독신·흡연여성 빨리올수도
월경이 영원히 정지되어 임신 능력을 상실했을 때를 말하고 이는 난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이 감소되기 때문에 일어난다. 나이가 들면 난소도 점차 노화되면서 기능이 떨어지게 되며 결국 에스트로겐의 분비량이 줄어들어 더 이상 월경이 나오지 않게 되는데, 이를 폐경이라고 한다.

갱년기란 폐경 전후 수년간, 즉 가임기로부터 생식능력을 상실하는 폐경기와 폐경 후 노년기로 점진적으로 이행되는 과도기를 말하는 좀 더 포괄적인 의미이다. 따라서 갱년기는 폐경 이행기, 폐경, 폐경기 후기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폐경 연령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평균 51세를 정점으로 하고, 전후 5~10년 사이로 사는 지역이나 인종간의 차이 없이 거의 고정불변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특정 생활양식과 관련하여 폐경 연령이 영향 받기도 한다. 예를 들면 독신녀, 흡연여성, 고지대에 사는 사람은 1~2년 정도 폐경이 일찍 올 수 있고, 자궁적출술을 받은 환자도 난소혈류 감소로 인해 조기 폐경이 올 수 있다. 여성의 약 1%가 40세 이전에 폐경을 경험한다.

35세가 되어 폐경이 되면 조기 폐경으로 부작용을 막기 위해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 이유는 폐경을 맞으면 난소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이 줄어들어 신체기능에 영향을 미치고 여러 가지 폐경기 증상들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호르몬과 연관성-에스트로겐 분비 줄며 신체 변화
폐경기가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의를 갖는 이유는 폐경이 단순히 월경을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즉, 에스트로겐이라고 하는 여성호르몬은 월경을 하게 하는 역할 이외에도 신체 내의 여러 장기에서 몸에 유익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여성 호르몬이 부족해진다는 것은 에스트로겐이 담당하던 여러 기능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인 것이다.

여성은 사춘기를 맞으면 난소에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분비되는데 에스트로겐은 유방의 성장과 자궁을 형성하는 등 대표적 여성호르몬이고 프로게스테론은 수정된 난자를 자궁에 착상시키고 보호하는 호르몬이다. 갱년기가 되면 이 호르몬의 생성은 감소하고 월경이 중단된다. 폐경기가 되기 전부터 인체 내에서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분비가 감소하며 호르몬의 부족으로 폐경기 증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증상은-안면홍조·우울증 등…골다공증이 가장 심각
폐경이 되면 여러가지 합병증이 나타난다. 그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흔히 나타나는 것이 안면홍조. 안면홍조의 정확한 발생기전은 확실치 않으나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감소 때문에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르몬요법을 시행하면 대개 곧 호전되며 치료를 안 할 경우에는 수개월 또는 수년 후 증상이 없어진다.

폐경 직후에는 안면홍조와 함께 식은 땀을 흘리는 증상이 나타나며 불면증, 정서의 변화, 불안, 과민성, 기억력 감퇴, 우울증 및 의욕저하, 성욕 감퇴 등의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또 질 점막의 건조에 의한 위축성 질염, 성교통, 배뇨장애 등의 증상도 나타난다.

이러한 증상들은 폐경 후 대개 단기적으로 나타나며 단기간의 호르몬 치료로 증세가 호전될 수 있다. 문제는 장기간 합병증인데,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골다공증이다. 골다공증은 골량이 점차 감소되는 병으로 골량이 감소할수록 골의 강도가 약해져서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쉽게 발생할 수 있다.

치료는-합병증 우려 호르몬 최대 5년 최소량 처방
폐경 후 합병증은 대부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부족 때문에 나타나므로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투여하는 것이다. 여성호르몬만 단독으로 투여할 때는 자궁내막을 지나치게 자극시켜 자궁내막증식증이나 자궁내막암 등의 합병증이 올 수 있으므로 반드시 황체호르몬을 함께 투여한다. 에스트로겐과 황체호르몬 투여 일정의 조합에 따라 월경을 다시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는데 약효의 차이는 거
의 없다.

자궁적출술을 한 여성은 에스트로겐만 투여하고, 주기적인 자궁출혈을 원하지 않는 여성에게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병합하여 지속적으로 투여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여성호르몬을 다량 혹은 장기간 복용하게 되면 유방암 등 합병증 발병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호르몬 치료의 필요성과 방법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따라서 호르몬 치료에 있어서 최대 5년간, 최소량 처방을 원칙으로 한다. 뿐만 아니라 유방암, 자궁암, 골다공증, 간 기능에 대한 사전 검사를 거쳐 이상이 없을 경우에만 호르몬 투여가 가능하다. 무엇보다 폐경기 장애를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과 함께 천연 에스트로겐으로 불리는 이소프라빈이 많이 들어있는 콩 등 식물성 음식 섭취를 늘리는 등 식생활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 여성 호르몬 '에스트로겐' 무슨 일 하나
에스트로겐은 몸의 여러 장기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 파골세포의 증식을 억제하여 골의 파괴를 억제한다.
심장 -콜레스테롤 수치를 감소시킨다.
혈관 - 혈관벽에 작용하여 혈관을 확장시킨다.
자궁 - 자궁 내막을 증식시킨다.
피부 - 콜라겐 성장에 관여하며 피부의 보습성과 탄력성 유지에 도움을 준다.
질 점막 - 질 점막으로의 혈액 공급을 촉진시켜 분비물 유지를 많게 하여 질 건조증을 예방한다.
비뇨기계 점막 - 방광 등의 점막건조를 억제하여 요실금, 빈뇨 등의 증상을 예방한다.
중추신경계 - 신경세포의 성장 및 대사에 관여하여 기억력 감퇴, 우울증 등을 예방하며 치매 예방기능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도움말-김용민 포천중문의과대학 분당차병원 산부인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