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월미도 앞 바다에서 송도 국제도시까지'.

  주말을 맞아 마치 인천시민들 모두가 바닷가로 몰려나와 잔치를 즐기는 듯 했다. 헬기의 굉음속에서도 어린이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 가족들의 정겨운 대화가 귓전에 맴도는 듯 했다. 하늘에서 바라본 '제10회 바다그리기 대회'의 현장은 그림 그리기를 매개로 한 축제의 현장이었다. 여기에다 인천항을 비롯 송도 국제도시와 인천대교 등 대역사(大役事)의 현장이 어우러져 인천의 앞바다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었다.

▲ 인천해양경찰 헬기에서 바라본 인천자유공원 바다그리기대회장. 19일 주말을 맞아 가족단위로 참가한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김종택기자·jongtaek@kyeongin.com
19일 오후 1시30분 인천 해경 전용부두를 출발한 헬기(Bell-412, 기장·조주연 경위 )가 인천항 갑문 상공을 비행하자 동양 최대규모의 갑문이 위용을 드러냈다.

인천항 갑문은 조수간만의 차가 10m에 이르러 대형 선박의 입출입이 어려운 '지리적 악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1974년 만들어졌다. 이곳을 드나드는 선박은 연간 1만3천여척.

이날도 대형 화물선이 내항 진입을 위해 갑문에서 대기 중이었다. 배가 수로에 부딪히지 않도록 줄로 고정시키는 일을 하는 '줄잡이'들의 분주한 움직임도 눈에 들어왔다. 갑문 잔디밭에선 어린이들이 바로 눈앞에 머문 대형선박을 화폭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어 월미도 앞바다 상공. 성냥갑만한 유람선과 통통배 10여척이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한가롭게 또는 바삐 항해하는 모습이 푸른물감을 풀어놓은 듯한 바다위에서 펼쳐졌다.

선착장에서 승객을 태운 여객선 서해 9호는 뱃머리를 돌리고 월미산을 뒤로 한 채 목적지를 향해 항해를 시작하고 있었다. 바다와 섬, 배가 어우러진 한폭의 그림이었다.

월미도 문화의 거리는 대회 참가자들로 형형색색 물들고 친수계단은 바다와 가장 가까이에서 바다의 '온전한' 모습을 화폭에 담고 싶은 참가자들로 가득 차 있었다.

특히 월미도 문화의 거리 행사장은 공기부양정과 방제정의 화재진압 시범, 헬기 및 특공대 인명구조 시범 등 평소 볼 수 없었던 이벤트와 환경뮤지컬을 비롯 캐릭터, 피에로, 마술쇼,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 때문인지 더 없이 활기차 보였다. 저 멀리 남쪽으로 영종도와 송도 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총 연장 12.3㎞의 인천대교 건설현장은 더없이 인상깊은 풍경이었다.

자유공원 상공에서는 항만을 품에 안고 있는 도시, 인천의 역동성을 실감할 수 있었다. 8개 부두, 48선석 규모의 '거대한' 내항은 어김없는 한국경제의 견인차였다.

4부두와 5부두에는 수천 대의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30만㎡ 크기의 야적장을 채우고 있었으며 우리나라 양곡 수입량의 30%를 취급하는 7부두, 철제·원목·잡화 등을 취급하는 1~3부두에 접안한 대형선박들은 물건을 싣고 내리고 있었다. 올해 처음 바다그리기 대회가 열린 아암도 해상공원 상공에선 맨 먼저 대규모 바다매립 현장이 눈에 들어왔다.

'국제도시' 조성공사가 한창인 송도지구 곳곳에서는 기반 조성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이곳에는 국제 업무단지와 학술연구단지, 인천 신항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남항 배후 물류단지로 활용될 제3준설토 투기장도 그 모습을 드러냈다. 아암도 해상공원 앞은 이렇게 바다에서 육지로 변하면서 인천의 지도를 바꾸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