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보호협회와 카라(동물과 함께 하는 시민들의 모임·Korea Animal Rights Advocates)에 따르면 지난 한해 버려진 유기견과 유기묘들은 전국적으로 4만5천3마리, 경인지역은 1만4천680마리(경기 1만2천125·인천 2천555)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가운데 유기견은 전국적으로 3만7천739마리(경기 8천692·인천 2천443마리), 유기묘는 7천264마리(경기3천433·인천 112마리)로 파악됐다.
이렇게 버려진 유기견·유기묘라 하더라도 운이 좋은 경우 따뜻한 주인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마음씨 좋은 새 주인에게 입양되기도 한다. 문제는 이처럼 운이 좋은 녀석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데에 있다.
지난해의 경우 유기견·유기묘 4만5천3마리 가운데 1천918마리(4.26%)가 주인의 품으로 다시 돌아갔다. 또 9천573마리(21.27%)는 새 주인을 얻었다. 하지만 나머지 2만3천562마리(52.36%)는 질병이나 사고, 혹은 주인의 무관심으로 인해 안락사를 당해야만 했다.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애완견·애완묘들이 안락사를 하는걸까?
지난 1월 성남 분당구에서 요크셔테리어를 키워오던 A씨는 애완견이 높은 곳에서 떨어져 목뼈가 옆으로 돌아가자, "안락사 시켜달라"며 B동물병원에 맡겨놓고 집으로 돌아갔다.
B동물병원장은 "애완견 안락사에는 10만원 안팎의 비용이 들어가지만,수술비는 30만∼40만원이나 돼 개가 많이 다쳤을 때 주인이 안락사를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 화성 C동물병원은 3개월째 보호를 하고 있던 유기견에게 독극물을 주입, 지난 13일 결국 안락사 시켰다. 이 유기견의 경우 코와 귀에 털이 빠지는 피부병에 걸린 코커스파니엘이었다.
C 동물병원장은 "피부병의 경우 2∼3달 치료하면 완쾌되지만, 수십 만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 주인이 버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늘어나는 유기견·유기묘들의 숫자를 감당하기 어려워 질병이 심하거나 심한 공격성을 가진 유기견은 결국 안락사 시킬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동물과 함께 하는 시민들의 모임 '카라'의 서소라씨는 "애완견을 사들일 경우 수명이 다하는 15년 이상 책임지고 기를 수 있는지를 점검한 뒤 함께 키울 가족 구성원의 동의를 얻은 다음 구입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이들의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용인시의 경우 버려진 동물들로 인한 각종 사고와 환경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아예 '유기견 보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일단 처인구 관내 동물병원 3곳과 계약을 맺고 연간 300마리 가량의 유기동물들을 관리해 치료한 뒤 새로운 주인들에게 분양하고 있다.
버려진 유기 동물의 신고가 접수되면 현장에 출동해 동물을 안전하게 포획하고 보호 조치를 취한 후 구청 게시판에 주인을 찾기 위한 공고를 한다. 유기견·유기묘들을 처리하기 위해 투입된 예산은 지난 한해 동안에만 전국적으로 27억4천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단 포획비와 이들을 관리할 시설 유지비와 사료비, 그리고 안락사 시킬경우 그 처리 비용까지 결코 만만한 액수가 아니다.
경기·인천지역에서는 12억3천여만원(경기 10억3천600여만원·인천 1억9천500여만원)에 달하고 있으며 이 처리 비용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등록제는 개 소유자의 이름, 주소 등을 지방자치단체에서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개의 몸에 인식표를 달기 때문에 길을 잃더라도 주인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는 등록제 시행 이후 유기견 수가 크게 줄었다.
한국에서도 등록제 도입을 적극 추진, 2008년부터는 시·군·구 등에서 ▲개가 언제 어디서 태어났는지 ▲누가 언제 사고 팔았는지 ▲주인이 누구인지 사는 곳은 어디인지 등을 '동물 등본'식으로 체계적으로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개에게는 주민등록증 격으로 인식표나 전자칩을 부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