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중국의 한 언론이 한국에서처럼 장기적으로 미군을 주둔시켜 이라크를 안정화하겠다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이른바 '한국모델' 발언은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발행되는 신경보(新京報)는 최근 '한국모델로는 미국의 희망을 이루기 어렵다(韓國模式 難遂美國愿)'는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모델을 적용해 이라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단정했다.

   신문은 이런 주장의 근거로 우선 전쟁의 주체가 다르다는 점을 꼽았다.

   한국전쟁은 국가와 국가, 진영과 진영 사이의 전쟁으로 적이 아주 명확했던 반면 이라크는 각종 저항조직들의 모두 미국과 영국의 적이라는 것.

   이라크의 저항조직들은 통일적인 지휘계통 없이 각자 전쟁을 수행하고 있어 담판을 하고 싶어도 그 대상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이 한국과 뚜렷한 차이점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라크에서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정파별 갈등도 한국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장애물로 지적됐다.

   한국은 단일 민족국가로서 종교 갈등이 없고 국내 정세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주한미군은 인근 국가에만 신경을 써도 될 정도로 임무가 단순한 반면 이라크 정파간 투쟁은 아주 격렬하고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신문은 "만약 중재인으로 나선 미국마저도 이라크의 각 종교 정파의 갈등을 화해시키지 못한다면 어떻게 이라크 정부가 단기간 스스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바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라크 정부군의 실력도 한국모델 적용을 어렵게 만드는 차이점으로 제시됐다.

   한국군은 한국전쟁 초기 궤멸적 타격을 받기는 했지는 미국의 지원으로 체제와 조직을 회복해 자주적으로 국내 중대 사건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새로 창설된 이라크 정부군은 각종 저항조직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아직까지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것.

   신문은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이라크 군대가 빨리 효과적으로 정국을 통제하기를 바라는 것은 천진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