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원정대는 1954년 이탈리아 원정대가 K2 세계 최초 등정시 채택했던 아브루치능(남동릉) 루트로 해발 8천급 지점까지 순차적으로 캠프 구축 후 8월 중순부터 두 차례 정상 공격을 시도한 뒤 9월18일께 귀국할 예정이다.
오은선씨의 히말라야 8천급 등정은 지난 97년 가셔브롬2(8천53), 2004년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8천848), 2006년 시사팡마(8천12), 올해 초 초오유(8천201) 정상을 밟은 데 이은 다섯번째 도전이다.
지난 2004년 12월 남극 최고봉인 빈슨매시프(4천897m) 정상에 오르며 한국여성 최초 7대륙 최고봉 등정을 마친 오은선씨는 이때부터 여성 K2원정대를 구상하기 시작했다.
둘은 지난 1월 히말라야 아마다블람(6천812m) 등반에서 처음 호흡을 맞춘 데 이어 올초 초오유에 함께 오르면서 K2원정을 차근차근 준비해왔다.
여기에 올해 국내 여성 최초로 남극점에 크로스컨트리로 도달한 김진아(29)씨가 합류해 베이스캠프(해발 5천m)에서 행정 및 통신을 맡게 됐다.
또 남양주에서 병원을 운영하는 여성산악인 김윤택(60)씨가 원정대 팀닥터로 나서 등반일정 중 파키스탄 현지에서 의료 봉사활동계획까지 세워놓고 있다.
이들 여성대원 4명 외에 수원대 산악부 출신 백동민(26)씨가 촬영을 담당하며 경인일보 이준배 기자가 생생한 등반일정을 위성인터넷을 통해 한국에 실시간 중계할 예정이다.
이밖에 국내에서는 배경미(43) 한국여성산악회 회장이 든든한 후방 지원을 맡았다.
오은선씨는 "산에서는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데 아무래도 여성대원이 마음이 편해 여성원정대를 꾸리고 싶었다. 물론 함께 할 대원들을 구하는게 쉽지 않아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그런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덧붙였다.
■ 여성원정대원 프로필
▲ 등반 대장:오은선(Eun sun, Oh)
-1993년 에베레스트(8천848m) 등반(여성 에베레스트 원정대)
-1996년 몽블랑(4천807m) 등정
-1997년 가셔브롬 2봉(8천53m) 무산소, 무셰르파 등정
-1999년 브로드피크(8천47m) 등반, 마칼루(8천463m) 등반
-2001년 K2(8천611m) 등반
-2002년 유럽 최고봉 엘브루즈(5천642m) 등정
-2003년 북미 최고봉 매킨리(6천149m) 국내 여성 최초 단독 등정
-2004년 남미 최고봉 아콩카구아(6천959m) 등정, 아시아 최고봉 에베레스트(8천850m) 국내 여성 최초 단독 등정, 호주 최고봉 코지어스코(2천228m) 등정, 아프리카 최고봉 킬리만자로(5천895m) 등정, 남극 최고봉 빈슨매시프(4천897m) 등정
-2006년 시사팡마 주봉(8천12m) 무산소 등정, 초오유(8천201m) 등반(국내여성최초 8천m급 무산소 연속 등정시도), 칼스텐츠(4천884m) 등정(7대륙 8개봉 완등)
-2007년 아마다블람(6천856m) 원정대 등반 대장, 초오유 무산소, 무셰르파 단독 등정
-2007년 현재(주)영원무역 소속, 한국대학산악연맹 안전등반 부회장, 여성산악회 부회장
| ||
-2003년 홍익대학교 산악부 입회
-2004년 일본 북알프스 능선 종주
-2006년 네팔 임자체 등정
-2007년 KSAF 아마다블람 원정 등반, 초오유(8천201m) 등반
-2007년 현재 : 홍익대 산악부 OB
|
-1997년 성균관대학교 입학
-2006년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등반
-2007년 국내 여성 최초 남극점 크로스컨트리 도달
| ||
-1997년 서울대학교 부속병원 소아과 산악회 입회
-2001년 일본 북알프스 능선 종주
-2002년 백두산 중국 능선 종주
-2003년 말레이시아 키나발루 등정
-2004년 중국 황산 종주
-2007년 현재 : 꿈나무 소아과, 내과 원장
| ||
-1983년 덕성여자대학교 산악부 입회
-1988년 한국 여성 매킨리 원정 등반
-1990년 레이니어 등반, 북알프스 등정
-1993년 매킨리 커플 익스페디션
-2007년 현재 : 대한산악연맹 학술정보 이사, 한국여성산악회 회장
|
-2000년 수원대 산악부 입회
-2004년 백두대간 단독 종주(37일간)
-2004년 네팔 랑탕지역 나야강가(5천844m) 등반
|
-2001년 경인일보 입사
-2003년 경인일보 편집국 경제부
-2004년 경인일보 편집국 문화체육부
-2006년~ 산악담당 기자
■ 히말라야 K2봉은?
히말라야에는 에베레스트(8천848)부터 시사팡마(8천12)까지 8천급 독립 봉우리가 모두 14좌가 있는데 K2(8천611)는 그 중 하나로 중국 티베트와 파키스탄의 경계에 우뚝 솟아있다.
장엄하고 아름다운 회록색을 띤 4각추형(四角錐形)의 산체(山體)는 편마암이며, 편리면(片理面)이 사방으로 약 30도 경사로 완만하게 깎여 보기 좋은 피라미드 모양을 이루고 있다.
K2는 봉우리 산세가 험하고 기상이변이 잦아 산악인들은 오르기 힘든 산 중 하나로 손꼽는다. 파키스탄인들은 K2를 '하늘의 절대 군주' 또는 '산중의 제왕'으로 신성시하며 유럽의 산악인들은 '죽음을 부르는 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K2가 카라코람 산군에 위치하면서도 그 산군에서 떨어져 나와 독립적으로 위치하고 있어 급한 기류가 자주 발생, 잦은 기상이변으로 많은 산악인들이 조난을 당했기 때문이다. 지난 2004년 한국 포스코 원정대원 11명 중 3명이 등정 도중 눈사태로 유명을 달리하기도 했다.
■ K2봉 누가 올랐나?
K2의 세계 최초 등정은 1954년 이탈리아 원정대이며 아시아에선 일본이 1977년 정상을 정복했다.
한국은 1986년에야 대한산악연맹의 장봉완 김창선 장병호 3명이 등정에 성공, 세계에서 11번째 K2 등정국이 되었다.
이후 2000년 영호남 합동대(박정헌 등 8명), 한국산악회(황기용), 히말라얀클럽(엄홍길 한왕용 등 5명) 등에서 14명이 잇따라 등정해 K2 1개국 한 시즌 최다 등정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2001년 동국대OB 산악회(박영석 등 3명) 성공 이후 한국에선 지금까지 K2 정상을 허락받지 못했다. 국내 무산소 등정 기록은 한국에선 2000년 등정한 박정헌·한왕용씨가 유일하다.
여성으로서는 1986년 폴란드의 반다 루드키에비치가 처음 성공한 이후 총 5명이 정상에 발자국을 남긴 바 있으나 국내에선 아직까지 성공사례가 없다.
이번 여성원정대가 등정에 성공할 경우 국내 여성 사상 첫 성공으로 한국의 산악역사를 새로 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