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대표팀의 '리틀 태극전사'들이 세계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한다.

   예비 스타의 산실인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2007 대회가 한국을 비롯한 24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다음달 1일(이하 한국시간)부터 23일간 캐나다 6개 도시에서 개최된다.

   미국, 브라질, 폴란드와 '죽음의 조' D조에 든 한국은 다음달 1일 오전 6시 몬트리올에서 미국과 조별리그 1차전을 시작으로 4일 브라질, 7일 폴란드와 차례로 맞붙는다.

   4개국씩 6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벌인 뒤 각 조 1, 2위 12개 팀을 비롯해 3위 팀 중 성적이 좋은 4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오른다.

   '미니 월드컵'으로 불리는 이 대회에서 한국은 2003년부터 3회 연속(총 10회) 본선 무대를 밟는다.

   목표는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 거둔 4강 성적을 24년 만에 재현하는 것이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이끈 한국은 멕시코, 호주, 우루과이를 연파하고 4강에 올랐다. 준결승에서 브라질에 1-2로 석패했지만 세계 축구계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7일 출국해 토론토에서 마지막 담금질을 해 온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치르는 몬트리올로 27일 이동, 미국과 첫 경기 준비에 들어간다.

   ◇역대 최강?..이번에는 질적으로 다르다
한국이 U-20 월드컵에 출전할 때마다 역대 최강 멤버라는 소리를 들었다.

   최근만 하더라도 1999년 이동국을 비롯해 2003년 최성국과 정조국, 2005년 박주영 등 '한국 축구의 미래'로 일컬어지던 기대주들이 태극 마크를 달았다.

   이번 대표팀에는 예전에 비하면 걸출한 스타가 없다.

   월드컵 지역예선을 겸해 지난해 11월 인도에서 열린 아시아청소년(U-19)선수권대회에서는 3회 연속 대회 우승 목표 달성에 실패하며 3위로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하지만 '조동현호'도 역대 최강이라 부르기에 전혀 손색없다는 평가다. 몇몇 스타 플레이어에 의존하는 팀이 아니라 전 선수들이 고른 기량을 갖춘 팀이라 무섭다.

   FIFA에 제출한 21명의 최종 엔트리에는 프로 소속 선수가 15명이나 된다. 16강에 올랐던 2003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대회 때와 함께 역대 최다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프로 소속 선수들이 대부분 현재 소속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 기량은 물론 경기 운영 능력과 경험 면에서 결코 역대 어느 대표팀 못지 않다.

   FIFA가 출전국 프로필에서 한국의 스타 플레이어로 소개한 지난해 아시아선수권 득점왕(5골) 심영성(제주)은 벌써 프로 4년차로 올 시즌에는 16경기에 출전, 3골1도움을 올렸다.

   공격수 하태균(수원)도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올 시즌 12경기에 나서 역시 3골1도움을 기록했다.

   이청용과 송진형, 김동석, 기성용 등 FC서울의 미드필더 4인방은 구단에서 "몽땅 데려가면 우린 어떻게 경기하느냐"고 볼멘소리를 냈을 만큼 팀에서 꾸준히 활약해 온 선수들이다.

   이 밖에도 울산의 멀티플레이어 이상호를 비롯해 전북의 이현승과 최철순, 그리고 2회 연속 U-20 월드컵 무대에 나서는 신영록(수원)과 박종진(제프 지바) 등 패기에 노련미까지 더해진 선수들이 즐비하다.

   '조동현호'의 위력은 대회 개막이 다가오면서 점점 불을 뿜고 있다.

   이달 초 열린 부산컵 국제대회에서 멕시코(2-0 승)와 코스타리카(3-2 승)를 연파하고 우승을 차지했고, 캐나다 토론토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면서 치른 동유럽 강호 체코(1-0 승), 캐나다(2-0 승)와 평가전도 모두 승리했다.

   ◇북한 돌풍 이어질까
이번 대회에는 북한도 함께 참가한다. 남북 단일팀 코리아로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 출전하기는 했지만 북한의 U-20 월드컵 출전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E조에 속해 오타와에서 조별리그를 치르는 북한은 파나마, 체코, 아르헨티나 등 강호들과 한 조가 돼 역시 쉽지 않은 여정이 예상된다.

   하지만 지난해 아시아 정상에 오른 멤버들을 주축으로 다시 돌풍을 준비하고 있다.

   2005년 페루에서 열린 U-17 월드컵에서 8강까지 올랐던 북한은 16년 만에 출전한 지난해 U-19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1976년 이후 30년 만에 우승을 차지, 당당히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4골을 터트리며 대회 최우수선수상은 물론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신인상' 후보로도 올랐던 주장 김금일을 비롯한 당시 우승 멤버 중 18명이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 포함됐다.

   북한은 이미 여자 대표팀이 지난해 9월 러시아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남북축구 사상 첫 세계 제패'라는 쾌거를 이룬 바 있다.

   여자에 이어 북한 남자 청소년대표팀도 세계를 놀라게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