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환상, 모험'을 주제로 하는 '제1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오는 12일부터 21일까지 개최된다.

올해 PiFan은 내실을 다지기 위해 35개국의 251편을 상영했던 작년보다 36편이 줄어든 총 33개국 215편(장편 124편, 단편 91편)을 상영한다. 호러, 스릴러, 미스터리, 판타지 등 국내외의 최신작이 엄선돼 판타스틱 장르 마니아들을 열광시킬 것으로 보인다.

경쟁부문인 '부천 초이스'에서는 옥사이드 팡의 신작 '다이어리',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마츠가네 난사사건', 김민숙·이정국 감독의 한국영화 '그림자' 등 모두 10편의 장편과 단편이 초청됐다. 부천 영화제의 최고 인기 섹션인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에서는 할 하틀리의 '페이 그림', 시미즈 다카시와 도요시마 케이스케의 '유령 대 우주인', 마크 포스터의 '스트레인져 댄 픽션'등 모두 48편의 장편과 '마스터즈 오브 호러 2'의 전편을 관람할 수 있다. 특히 슬래셔 영화의 역사를 기록한 '슬래셔 영화의 흥망성쇠', 프랑스 이브 몽마외 감독이 만든 '한국영화의 성난 얼굴' 등 다큐멘터리 영화들도 상당한 주목을 요한다. 가장 강력한 비위와 심장을 지닌 마니아들을 위한 '금지구역' 섹션은 SM 행위에 대한 탐구인 '바쿠시, SM 로프마스터'와 살찐 여자들을 사랑하는 남자들을 그린 '먹이' 등 강도 높은 작품들로 가득하다.

올해 PiFan은 주요 부문 외에도 3개의 특별전과 3개의 회고전을 준비했다. 장 뤽 고다르와 알랭 레네 등 프랑스 누벨바그 감독들의 SF영화를 모은 '프랑스 SF 특별전', 일본과 중국의 장르영화 대가인 히로키 류이치와 허먼 여우의 주요 작품을 상영하는 '판타스틱 감독백서', 미국 B무비의 전설적인 존재 몬테 헬만 회고전, 다리오 아르젠토의 영화 4편을 관람할 수 있는 '다리오 아르젠토: 이탈리아 호러마스터', '해저 2만리'와 '마이크로 결사대'로 유명한 미국 감독 리처드 플레이셔 회고전 등은 장르영화를 향한 대가들의 세계를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편, 일본 아니메의 팬이라면 '추억을 찾아서: 나가이 고와 로봇 대전'을 놓칠 수 없다. 마징가와 데빌 맨의 창조자인 아니메의 거장 나가이 고는 단편부문 심사위원 자격으로 직접 부천을 방문할 예정이다.

작년의 '뉴질랜드 웨타 초청 워크숍'에 이어 올해 PiFan이 가장 자신있게 내세우는 부대행사는 '환상교실: 아시아 영화의 특수분장'이다. '괴물'과 '친절한 금자씨'를 작업한 국내회사 '셀', '자살클럽'등을 작업한 일본 회사 '니시무라 공작소', 청룽이나 저우싱츠와 오래 작업해온 홍콩의 미셸 왕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동아시아 3국 특수 분장 전문가들의 지도로 테마별 특수 분장 및 영상물을 제작할 수 있는 귀한 기회다. 참가비는 3만원이며 직접적인 교육효과를 위해 이미 1작품 이상 제작이나 연출 경험이 있는 학생 및 영화감독 30인으로 참가자격을 제한한다.

황규덕 감독의 신작 '별빛 속으로'로 막을 올리고 조코 안와르 감독의 '비밀'로 막을 내릴 제11회 PiFan은 부천시민회관과 부천시청 대강당, 복사골문화센터, CGV부천, 프리머스 부천, 더잼존 부천, MMC 부천 등 7곳에서 상영된다. 일반예매는 오는 20일까지 부천영화제 홈페이지(http://ticket.pifan.com)를 통해 가능하다.


■개막작·패막작

▲개막작 <별빛 속으로: for eternal hearts> 한국, 2007, 감독 황규덕
40대 대학교수 수영이 학생들의 요구로 첫사랑을 이야기해준다. 이십대의 수영은 가난한 고학생이다. 강의실에서 만난 삐삐소녀에게 매력을 느끼지만 시대의 함성으로 사라진 그녀를 보며 좌절을 경험한다. 그러나 삐삐소녀는 다시 수영 앞에 나타나고 혼란스러운 수영은 아르바이트에서 마음이 끌리는 여고생 수지를 만난다. 현실은 어디까지이며 그들 가운데 누가 죽었고 누가 살았는가?


▲폐막작 <비밀:kala> 인도네시아, 2007, 감독 조코 안와르
지리상 어딘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어느 도시. 무뚝뚝한 형사 에로스는 범죄 집단의 방화로 다섯명이 사망하는 사건을 담당한다. 한편 기면증으로 고생하는 기자 자누스는 하루하루가 지옥같다. 다니던 잡지사에서는 해고당하고 아내에게는 이혼당하기 직전이다. 여기에 집단 방화사건과 관련된 단서를 알게된 자누스는 그 단서를 이야기해준 사람들이 모두 죽어간다는 사실에 경악한다. 같은 사건과 연루된 에로스와 자누스는 단순한 방화사건 이면에 훨씬 거대한 음모와 비밀이 숨어있음을 알게된다.


■눈길끄는 부천초이스 장편부문

 
 
  ▲ 다이어리  
▲다이어리(홍콩):
위니는 하루의 대부분을 남자친구 세스를 기다리는데 쓴다. 어느날 위니는 길을 걷다가 세스와 똑같이 생긴 청년을 보지만, 그는 세스가 아닌 레이. 세스가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사실을 알 고 난 후, 레이와 급격히 친해진 위니는 레이에게 동거를 제의하는데….

▲로만(미국):용접공 로만의 유일한 낙은 아름다운 옆집처녀를 훔쳐보는 일이다. 어느날 기적처럼 그녀와의 만남이 이뤄지지만 로만의 사랑은 그의 우발적인 살인으로 끝나고 만다. 그런 그 앞에 또다른 여자가 등장하는데….

 
 
  ▲ 마츠가네 난사사건  
▲마츠가네 난사사건(일본):
친척의 양계장에서 일하는 히카루와 경찰인 코타루는 닮지도 않고 행동도 정반대인 쌍둥이다. 이들이 사는 마을에 금괴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온 날건달 니시오카는 이들 쌍둥이 가족들이 괴상하기만 한데….

▲13(태국):13은 휴대폰을 통해 1억바트를 걸고 벌이는 새롭고 매우 비밀스런 경쟁게임이다. 경쟁자들이 13개의 미션을 성공하면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의 돈을 받게 되는 것. 하지만 쉬울 리가 없다. 해고당한 푸칫은 전화로 13게임에 초대된다. 푸칫은 1억바트를 가질 수 있을까?

 
 
  ▲ 그림자  
▲그림자(한국):
진주성을 책임지고 있는 장수 최경회와 관기 논개는 사랑을 나누는 연인. 1592년 기무라는 수많은 병력으로 진주성을 함락하고, 전투로 죽어가는 최경회의 모습을 바라보며 논개는 복수를 다짐한다. 시간을 뛰어넘어 현재, 주인공들은 새로운 이름을 가진 채 환생하는데….

▲그림 러브 스토리(독일):대학원생 케이티 암스트로는 논문주제인 식인살인마 올리버 하겐에 빠져든다. 케이티의 과대망상적 집착은 결국 하겐과 그를 추종하는 많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따라하기에 이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