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경기장에 깔린 축구장 잔디는 왜 두 가지 빛깔을 낼까요?"

시립 인천대학교 과학영재교육연구소장인 박인호(53·물리학과) 교수가 미래의 과학 꿈나무들에게 종종 던지는 질문이다. 박 교수는 평소 '생활 속의 과학'을 강조한다. 무궁무진한 과학의 원리를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영재교육도 마찬가지다. 박 교수는 "어린 아이들이 일상 생활 속에서 갖는 작은 궁금증을 과학실험을 통해 스스로 풀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에서부터 과학영재교육이 시작된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전 10시30분. 인천대 이공관 1층에 있는 과학영재교육연구소에서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이 올해 처음 제정한 '2007 이달의 과학문화인상'을 수상하게 된 박 교수를 만날 수 있었다. 박 교수는 각종 서적이 수북이 쌓여있는 책상에 앉아 연구활동에 몰두하고 있었다.

"격려로 알고 지역의 과학문화 확산에 더욱 힘쓰겠습니다."

'이달의 과학문화인상' 첫 수상자의 영예를 안은 주인공의 소감은 입장이 난처할 만큼 아주 짤막했다.

과학기술부와 한국과학문화재단은 이번 심사에서 과학 대중화 사업에 기여한 박 교수의 공로를 크게 인정했다. 서울대학교 이학사·교육학 석사, 미국 아우번대학교에서 이학박사를 받은 박 교수는 국제과학올림피아드위원회 위원, 과학교육발전위원회 위원, 한국영재학회 감사를 지내는 등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박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과학영재를 육성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지난 1998년 설립된 과학영재교육원의 책임자를 맡으면서 기반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과학영재교육원은 개관이래 '9년 연속 최우수 교육기관'으로 선정되는 쾌거를 거두기도 했다.

박 교수는 짧은 수상 소감을 뒤로 하고 지금 한창 준비 중인 과학 대중화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송도국제도시에 아시아 지역의 과학영재를 발굴·육성하는 글로벌 과학영재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과학인재개발원을 중심으로 송도국제도시에 입주 예정인 국내·외 우수대학 연구소와 과학영재 육성단지를 조성해 나갈 계획입니다."

박 교수의 꿈은 최근 세계 명품도시를 선언한 인천을 '과학영재 교육 메카'로 조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글로벌 과학인재개발원에 '아시아·태평양 영재학회'(APF-WCGTC : Asia-Pacific Federation of the World Council for Gifted and Talented Children) 사무국을 유치하는 전략도 세워놨다. 그는 "아시아·태평양 영재학회 사무국은 아시아 지역의 우수한 과학인재를 발굴·지원하고, 과학영재교육 전문가를 양성하는 기능을 담당할 것"이라며 "송도국제도시에 아·태 영재학회 사무국을 유치하게 되면 인천은 국제수준의 학술도시로 도약하는 위상을 갖게 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요즘 상대적으로 소외된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과학기술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아 '싸이언스 119'를 통해 섬마을이나 도심 외곽지역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과학교육 봉사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박 교수는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자신이 갖춘 각종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찾아 전문가 또는 대학교에 1:1로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방식의 멘토 시스템(Mentor connection system)도 준비 중이다.

박 교수는 과학기술 개발과 인재 양성 등 지역사회의 장기적인 마스터 플랜을 강조했다.

그는 "개발된 신기술이 실제로 제품으로 이어져 기업을 육성하고, 다시 기업은 지역의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적극 지원하는 등 예산 기획·투자·성과분석 등의 체계적인 틀부터 갖춰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