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천해수욕장 일대는 매년 7월 중순이면 축복받은 땅으로 변신한다. 외국인들도 토인처럼 하얀 치아만 드러내고 해수욕장을 배회하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머드축제가 열리기 때문이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1주일 내내 계속되는 광란의 진흙파티가 열리고 있는 보령 대천해수욕장은 지금 눈, 입만 뺀 채 진흙을 덮어쓴 밀림의 토인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보령머드축제가 7월 14일부터 22일까지 대천해수욕장에서 성대하게 펼쳐진다. 2004년부터 세계 축제로 승격하면서 서해안 최대의 여름 축제로 급성장했다. 행사 규모뿐만 아니라 프로그램의 체험 만족도도 높였다.
여기에 국내 축제 중 가장 큰 호응도를 자랑한다. 외국인의 참여도가 높고 인기가 좋아 올해에는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보강했다. 현장 체험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한 갯벌 극기 훈련과 보령갯벌마라톤 대회, 머드보디페인팅 공연 등 보령에서만 느낄 수 있는 이색 경험이 무궁무진하다. 또 인기가 높았던 머드 미끄럼틀, 머드 씨름대회, 머드 슬라이딩, 머드 교도소, 인간 마네킹 등 머드 게임장을 설치해 신나는 놀거리도 가득하다.
진흙은 피부 깊숙이 있는 노폐물과 피지 등을 빨아내 피부를 깨끗하게 하고, 진흙에 있는 수분과 영양이 피부에 공급됨으로써 피부를 장시간 촉촉하게 만들어준다. 또 피부색을 맑고 투명하게 해 노화방지, 여드름 피부 개선, 냄새 제거와 살균까지 효과가 다양하다. 여기다 무릎이나 발꿈치, 팔꿈치 등에도 진흙 팩을 해주면 묵은 때나 각질을 제거해 준다고 한다. 특히 보령의 진흙은 게르마늄, 벤토나이트 등 인체에 유익한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피부 노화방지, 피부청정 작용, 피부 노폐물 제거 등 피부 미용에 탁월한 효능을 가지고 있다.
# 진흙탕에서 뒹굴기만 해도 예뻐진다!
머드 축제는 전시나 공연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형식으로 진행돼 만족도가 매우 높다. 지난해 전국 축제 평가에서 만족도 부문 1위를 차지할 정도다. 도시 전체가 토마토를 뒤집어쓰는 스페인 뷰놀의 토마토 축제처럼 백사장 전체가 회색 진흙으로 뒤덮인 모습이 인상적이다. 참가비는 없으며 프로그램 중 마라톤과 첨단 머드마사지 코너만 실비를 받고 운영한다.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갯벌에서 뒹구는 머드마사지. 진흙의 각종 불순물을 제거한 후 생산된 최고급 머드 분말을 이용한 머드마사지는 외국인들에게도 특히 인기가 좋다. 온몸에 머드를 바르고 얼굴에까지 머드화장(?)을 하고 나면 머드인간 완료! 이제는 스릴과 스피드를 즐겨야 할 때다. 대천해수욕장 머드축제장에는 머드인간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경기장이 마련돼 있다.
아이들의 안전을 생각한 10 길이의 머드키드탕이 준비돼 있으니 아이들에게도 신나는 슬라이딩의 체험을 선사할 수 있다.
머드챌린저에 올라가면 힘겨루기 한 판이 벌어진다. 단체로 머드챌린저에 오른 젊은이들의 힘겨루기는 미끄러지는 재미, 넘어트리는 재미, 발라당 넘어지는 걸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가 하면 미니 에어바운스 씨름장에는 머드판에서 벌어지는 씨름 한 판에 우승상품까지 걸려 있으니 더욱 더 흥미진진하다.
또한 현장 체험을 높이기 위해 인근 해안도로변의 갯벌에서 갯벌 극기훈련 체험과 보령 갯벌체험 마라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밖에도 해변에서 즐길 수 있는 카약 체험, ATV오토바이 체험 등 신나는 놀거리가 가득하다.
이중에서도 관광객들이 대천해수욕장을 유독 많이 찾는 이유는 바로 해변에 들어가 해수욕을 즐기며 자연스럽게 머드를 씻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온 몸에 머드팩을 바른 후 보기만 해도 시원한 대천 앞바다에 풍덩.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여행이다. 게다가 깨끗하고 탱탱해진 피부에 스스로 놀란다고 하니 일석삼조가 따로 없다.
여행수첩/
■ 가는 길=서해안고속도로 보령(대천)IC에서 빠져나와 36번 국도를 따라 대천해수욕장으로 들어가면 된다. 이정표가 잘 되어있어 찾아가기 쉽다. 행사장 주변은 주차하기가 어렵다. 행사장 입구의 임시 주차장을 이용하고 행사장까지 이동하는 것이 좋다. 교통정체를 피하려면 철도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서울역에서 보령(대천역)까지 1일 17회 운행(문의 대천역 041-935-7788). 문의 041-930-3541~2, www.mudfestival.or.kr
■ 잠자리=대천해수욕장은 서해안의 해변 중에서 잠자리와 편의시설이 가장 잘 되어있는 곳이다. 하지만 숙박 예약이 쉽지 않으니 다리품을 팔아 깨끗한 모텔급 잠자리를 정하는 것이 현명하다. 해수욕장 바로 앞에 파라다이스(041-933-1938)나 비치파크(041-934-6595), 현대파크(041-931-3006) 등이 깨끗하다. 휴가철이나 주말에는 숙박비가 오르고, 객실이 부족하기 때문에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 숙박료는 5만원에서 8만원.
■ 맛집=대천해수욕장 입구에 횟집이 몰려 있다. 이중에서도 동우회센터(041-931-2221)와 영동횟집(041-934-6745)이 크고 서비스도 친절하다. 밑반찬이 풍부하고 광어와 우럭 등 사철 싱싱한 회가 오르고 매운탕도 맛있다. 각종 활어회 5만~8만원선.
여행tip/
■ 냉풍욕장=대천해수욕장에서 자동차로 20분만 달리면 한여름 별천지를 만날 수 있다. 단숨에 더위를 털어낼 수 있는 별천지는 바다도 계곡도 아닌 냉풍욕장이다. 이곳은 폐광의 자연풍을 이용하여 더위를 식힐 수 있어 한 여름 피서지로 인기있는 곳이다. 냉풍욕장 입구에 들어서서 50m쯤 걷다보면 어느새 한여름 무더위는 사라지고 뼈 속까지 시린 한기를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