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과 환경보전의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만 국한되는 문제는 아니다. 선진국들도 이미 두 상반된 논리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주민들과의 갈등을 좁혀나갔고 지금도 보다 나은 새로운 해법을 찾고 있다.

특히 경기·인천지역은 잇따라 발표되는 정부의 택지개발지구 지정 등으로 개발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과 환경단체들간 마찰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선진 환경국가로 자리잡은 독일의 경우 이미 이같은 전철을 오래전부터 겪어오면서 개발과 환경보전, 개발주체와 주민들과의 의사소통이 정착된 생태도시들을 꽃피웠다.

◇독일이 자랑하는 환경학습체험장 자연보호의 집
독일 남부의 성장거점 도시인 인구 65만명의 프랑크푸르트에서 20㎞ 떨어진 바일바흐(weilbach)마을에는 자연보호의 집(naturschutzhaus weilbacher kiesgruben)이란 생태학습장이 화제가 되고 있다.

약 150㏊에 달하는 광활한 면적인 이 곳은 산림과 채석장으로 이뤄진 환경체험 교육장이다. 하센주내 이같은 교육장소가 10군데 정도 있지만 유독 이 곳 자연보호의 집에 유럽내 다른 국가를 비롯한 전세계 환경운동가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분명했다.

이 곳의 개발역사는 지난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지역은 공업화, 산업화 바람을 타고 대규모 채석장이 들어서면서 환경파괴가 급속도로 진행된 프랑크푸르트 변두리 지역이었다. 채석장 옆에는 지난 1930년대부터 프랑크푸르트의 도시화속에 쏟아져 나온 각종 생활쓰레기와 오물들을 처리하는 쓰레기 매립장이 차지하고 있었다.

참다못한 주민들은 지난 1970년대 마을을 지키자라는 공감대가 형성, 급기야 시위를 벌이며 사회문제로 확산시켜 나갔다.

결국 이들의 줄기찬 요구는 이 지역 정치인들을 움직였고 지난 1980년 GPRK라는 '바일바흐 채석장 환경복원 시민단체'를 탄생시켰다.

이 단체는 우선 황폐화된 지역의 환경을 복원하기 위해 파산한 채석장 운영 회사 소유였던 땅을 헐값에 매입해 그린벨트 공원화 작업을 시작했다.

조성비용은 채석장을 운영해 번 연간 2억4천여만원의 수익금으로 충당하고 채석장 용도로 다 쓴 땅은 자연복원시키고 다른 땅을 또 채석장으로 활용해 안정적인 재원을 확보할 수 있었다. 물론 자치단체에서도 연간 1억3천여만원의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 단체가 설립이후 20여년동안 벌여온 환경복원사업 진척속도는 대단하다. 이미 전체 면적의 3분의 1은 그린벨트(자연보호구역)로 조성돼 동식물 서식지와 비오톱(BIOTOP)공간으로 엄격히 관리되고 있으며 또다른 3분의 1은 농경구역으로 설정, 목초와 밭작물을 심고 그곳에 소와 말 등 가축들을 방목하며 키우고 있다. 나머지 3분의 1은 안정적인 개발재원 마련을 위해 유보지로 남겨두고 일단의 구역씩 쪼개 채석장으로 활용하고 복원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자연보호의 집도 GPRK가 환경복원 실체를 시민들이 직접 눈으로 보고 청소년들에게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만든 교육센터다. 3명의 직원이 상주하면서 자원봉사요원들의 도움으로 연간 1만5천명의 방문객들과 학생들의 환경교육을 전담하고 있다.

◇독일 최초의 산림체험장
오스트리아의 옛 국경지대인 독일 남부 바이에른(BAYERN)주 휘센시 외곽에 위치한 지겔비스 산림체험장(Walderlebnis zentrum ziegelwies).

유럽통합이후 지난 2002년 오스트리아로 진입하는 관문에 설치된 국경수비대 건물을 인수하고 양국이 비무장지대내 산림지대를 교육체험장으로 변모시켰다. 바이에른 주정부가 만든 이 체험장은 연간 6만명이 다녀갈 정도로 명소로 자리잡았다.

독일이 이 체험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그동안 비무장지대에 묻혀있던 천연 그대로의 산림을 연구하고 기후 변화 등에 의해 사라져가는 전통 수종을 보전하는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산림 보고(寶庫)이기 때문이다.

또한 도시민들에게 도심속에서 느낄 수 없는 산림 숲의 다양한 기능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도 안성맞춤이었다.

체험장 입구에 들어서면 우선 이 곳 산림지대에서 벌목한 나무들로 만든 교육장과 주변 시설들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교육관 내부에도 이 곳 산림지역 숲의 기능과 역할, 수종 분포 상태 등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물들이 놓여 있다.

산행코스는 10㏊에 걸쳐 분포된 인근 울창한 나무 숲지대인 아우발트(AUWALD) 지역을 2시간 정도 돌아보는 구간과 체험장 입구 하구를 따라 흐르는 레히강 주변 숲을 거니는 1시간 짜리가 마련돼 있다.

체험장 개장 당시 초기에는 독일 바이에른주 휘센시가 관리 운영을 맡았으나 산림 보호의 중요성이 더 크게 인식되면서 지난 2005년부터 주정부가 운영권을 맡아 체험장에 주정부 산림과 공무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교육센터에는 20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숲 해설사로 나서 활동하고 있다.

심지어 이 곳은 유치원과 초등생들의 생일 파티장으로 활용될 정도로 시민들에게는 중요한 휴식공간으로 애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