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냐, 김호곤이냐'.

대한축구협회가 '올림픽호'를 이끌어 갈 선장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대표팀 감독 선발 권한을 갖고 있는 축구협회 기술위원회는 31일 오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술위원회를 열고 두 시간 넘게 토론을 벌였지만 '국내파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올림픽대표팀 감독을 국내 지도자 가운데 뽑고 국가대표팀 감독직의 경우 올 하반기에 대회가 없는 만큼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면서 "8월 22일 우즈베키스탄과 올림픽 최종예선 첫 경기가 잡혀 있어 올림픽대표팀을 17일 소집해야 한다. 시간적 부담 탓에 외국인 지도자를 선임하기는 어렵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축구계에선 축구협회가 이미 홍명보 코치를 올림픽대표팀 감독으로 '승격'시키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놓고도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반응이다.

이 위원장은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홍 코치는 한국 축구의 자산이자 미래가 촉망되는 지도자"라고만 했을 뿐 홍 코치를 대상자로 올려 놓고 논의를 한 적은 없다고 했다.

홍 코치는 현 올림픽대표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고 대표팀 대선배로서 팀을 장악할 카리스마도 겸비하고 있지만 일선 현장에서 감독직을 수행해 본 경험이 전무하다.

따라서 축구협회가 두 번째 대안으로 '김호곤 카드'를 꺼낼 수도 있다. 현재 축구협회 전무를 맡고 있는 김호곤 전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8강이라는 성과를 달성했고 특히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6전 전승을 거둔 바 있다.

그래서 충분한 경험을 가진 김호곤 전무가 올림픽호 사령탑을 맡고 홍 코치가 수석코치를 맡는 게 좀 더 안심할 수 있는 카드가 아니겠느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편 기술위는 1일 다시 회의를 열어 감독 후보들을 올려 놓고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