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은 일반적으로 이해력이 빠르고 한번 입력된 언어 자료를 창의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또 상상력이 풍부하고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에 강한 집중력을 보이므로, 이런 특성들을 고려했을 때 영어스토리텔링은 아주 좋은 영어교수법이다. 그림책을 통해 영어 뿐 아니라 영어권 나라의 문화도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기에 문화교육도 적절히 이뤄질 수 있다. 그럼 스토리텔링을 통해 어떻게 영어 교육을 해야할지 살펴보자. <편집자 주>

 
 
"Can I come along, Mr. Gumpy?" "Sure." "I'd like a ride!"

지난달 27일 수원체육문화센터 영어스토리텔링 강의실. 10여명의 아이들이 선생님의 지도를 따라 영어동화를 따라 읽고 있었다. 이들이 읽고 있는 동화는 존 버닝햄(John Burningham)의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My Gumpy's outing)'.

동네 꼬마들, 고양이, 토끼, 개 등 많은 동물들이 검피 아저씨의 배를 타는 과정 속에서 일정한 대화가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익숙한 뱃노래.

우리 동요 "리리 리자로 끝나는 말은~"의 원작 동요인 '노를 저어라'이다.

"row row row your boat gently down the stream. merrily merrily merrily

merrily life is but a dream" 영어 동화를 읽고 그와 관련된 재미있는 영어 동요까지 배우는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영어에 대한 거부감이 전혀 없는듯 보였다.

이처럼 독서와 영어, 동시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영어스토리텔링'이 뜨고 있다.

조기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우리의 어린 아이들이 영어학원에서 영어 학습에 시달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주입식 영어 교육은 아이들로 하여금 영어에 대한 흥미를 조기에 잃게할 수도 있는 그릇된 교육 방법. 하지만 영어스토리텔링은 다르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 란 속담이 있다. 아이들에게 문법과 단어를 암기시키기보단 문장을 반복하여 듣고 말하게 해 줌으로써 아이들이 웃고 즐기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단어와 문법은 물론 문장 이해력까지 높일 수 있는 영어교육이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건 갓난 아이가 언어를 익혀나가는 순서는 같다. 처음엔 많이 듣고 또 많이 따라 말하는 것, 이것이 바로 말과 글을 배우는 기초과정이다. 영어스토리텔링은 아이들에게 재미있는 영어 동화를 들려주고 따라 말하게 함으로써 영어 학습 효과는 물론 상상력과 창의성까지 함께 자라게 되는 효과적 이고 현실적인 영어교육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영어스토리텔링의 교재인 영어 동화책은 내용이 이해하기 쉽고 문장이 단순해 아이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 독서 습관을 들여줄 뿐 아니라, 자연스럽게 영어를 접함으로써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영작의 기본을 익힐 수 있다.영어 동화책을 선택할 때는 책에 쓰인 단어의 수준과 문장의 난이도, 전체적인 이야기 구성을 잘 살펴보고 아이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와 함께 서점에 가서 직접 책을 고르게 하는 것도 좋다.

초등 저학년은 글보다는 그림이 많은 책이 적합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활자의 비중을 높여가는 것이 좋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영어 동화책 중에는 부모가 쉽게 지도할 수 있도록 단어의 뜻과 문장을 해석한 워크북이 수록된 것도 있으므로 이를 참고하면 책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동화를 읽고 난 뒤에는 반드시 내용을 요약하고 주제나 인물의 성격 등도 파악해 설명하도록 해야 한다. 이때 일목요연하고 자세한 설명을 요구하면 책 읽기에 부담을 느낄 수 있으므로 책의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정도만 확인하고 넘어가자.

영어로 말하기가 어려우면 우리 말로 하는 것도 괜찮다.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책에 자주 등장 하는 단어나 문장은 자연히 암기하게 되고 우리 말의 어순과 반대인 영어 문장에도 익숙해진다.만약 책에 거부감을 갖는 아이라면 온라인 사이트를 활용해 볼 것을 권한다.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디오 파일로 들을 수도 있으며 책의 내용과 관련된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스토리텔링은 일반적으로 전활동과 본활동, 후활동의 3단계로 나누어 진행할 수 있다.

 
 
전활동은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책 표지를 보면서 이야기 내용이 어떨지 상상해 보기, 주제와 관련된 경험이야기 하기, 등장 인물에 대해 이야기하기 등으로 학습 동기를 일으키는 단계이다. 다음 본활동에서는 본격적으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이때 캐릭터와 상황에 따른 적절하고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과 읽는 속도에 유의하고 다양한 표정과 제스처를 이용해 아이가 집중할 수 있게 해야한다.

다른 관련 시청각 자료들을 활용해 이야기의 내용과 흐름을 자연스럽게 따라갈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

또 적절한 타이밍에 잠시 이야기를 멈추어 아이가 다음 내용을 예측해볼 수 있게 하며, 이야기 중간중간에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의 반응과 참여를 유도한다. 다음 후활동은 여러 관련 활동(activity)를 통해 아이가 이야기 내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 점검하고, 자신이 이해한 것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야기를 통해 배운 언어 형태를 실제 자신이 표현하고 활용할 수 있게 하고, 새로운 내용을 강조할 수 있게 한다.

스토리텔링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읽을 스토리와 관련한 경험이나 관련 이야기를 하여 아이의 집중을 유도하는 게 좋다. 읽는 도중도중 아이와 눈을 맞추어 집중력을 유지시키고,아이가 어느 정도 내용을 따라가고 있는지 확인할 수도 있다.

등장 인물의 성격과 상황에 맞춰 목소리를 조절하면 더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고, 아이의 관심과 집중을 더욱 높일 수 있다. 또 다양한 표정과 몸짓을 통해 내용을 더욱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더욱 즐겁고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스토리텔링을 할 때 다음과 같은 사항만 유의하자. 읽기 활동은 내용 이해가 포커스이다.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질문이 아니라, 언어 자체에 포커스 하는 질문, 예를 들어 "이 단어는 뭐라고 읽을까?" "이건 어떻게 발음할까?" 등은 내용 흐름을 방해하고 더 나아가 읽기 활동 자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므로 자주 하지 않도록 주의하자.

또 책을 읽을 때 항상 목소리에 유의해야 한다. 속도가 적절한지, 등장인물의 성격을 가능한 잘 반영하고 있는지, 그 상황에 적절한 크기와 음조인지 등을 생각하면서 생동감 있게 읽는다면,그 시간은 더욱 재미있고 아이의 집중을 잘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짧고 재미있는 동시나 동요를 반복해서 들려주고 따라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다.

5분, 10분이라도 아이가 집중을 잘하는 시간을 노려 매일 꾸준히 읽어 주자. 낮이 힘들다면 밤에 잠자기 전이라도 읽어주면 아이가 책에 많은 흥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아이가 아주 어릴 경우는 아무래도 집중력이나 학습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스토리라인이 있는 책보다는 콘셉트북(concept book)쪽이 효율적일 수 있다.

다양한 장치가 있는 책(효과음이 난다든가 종이 외의 다른 재료의 촉감을 느낄 수 있는 것)등이 또한 아이의 관심을 유발할 것이다.
사진/임열수기자·pplys@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