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안방의 상징이었던 자개장과 문갑 등은 이제 아파트 문화와 핵가족화로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고 한때 전국에 1천여개가 넘던 자개장 작업장도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하지만 그런 어려움속에서도 남양주지역에는 80여곳의 자개장 작업장이 남아 있다. 이들 작업장은 대부분 50대가 넘은 부부, 또는 직원 2~3명으로 꾸려가는 곳이 대부분으로 영세성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나전칠기를 배우려는 사람들도 없어 옛날 자개장을 다뤘던 장인들은 이제 장식품 등 소품으로 작업을 전환해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전통공예의 꽃은 나전칠기"라고 강조한다. "나전에 칠기를 입혀 나전칠기를 생산하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며 일본이나 중국도 나전칠기를 생산하고 있지만 우리 기술과는 다르다"며 훌륭한 기술이 있으면서도 시장이 형성되지 않아 나전칠기를 배우려고 하는 젊은이들이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 했다.
35년동안 외길을 고집해 오고 있는 김 회장은 "1979년 구리시 동구동 동창마을의 한 작은 공방에서 스승에게 배운 자개장 작업을 시작했으나 한번 사양길에 접어든 상품시장은 회생될 줄 몰랐다. 이에 굴하지 않고 장인들의 한가지 특징인 고집으로 기술을 지켜오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 회장은 지금 사라져가는 전통공예를 살리기 위해 남양주시와 함께 공예촌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25일부터는 남양주아트센터에서 남양주공예인협회 회원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회원들이 공예촌의 건립 현실에 맞게 디자인과 상품을 개발한다면 다시 나전칠기가 국민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며 다양한 상품을 개발중에 있음을 밝혔다.
특히 김 회장은 "최근 회원들이 나전칠기의 화려함을 가미한 보석함, 예단함, 명함통, 필통, 미니경대 등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작품들을 개발해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며 "우리고유의 전통공예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