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4155_49226_526

 

경인일보의 47년은 특종의 연속이었다. 쉴 새 없이 쏟아낸 특종은 경기도와 인천을 넘어 전국을 뒤흔들었다. 경인일보 특종의 역사는 '한국기자대상'과 '이달의 기자상' 수상실적이 증명하고 있다.


이달의 기자상은 한국기자협회가 지난 1990년 9월부터 신문·방송·통신에 게재된 기사 중 가장 좋은 기사를 가려내 매월 1차례 수여하는 상이다. 이 상은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국내 언론계에서 명실공히 가장 권위있는 기자상으로 인정받고 있다. 한국기자대상은 1년간 이달의 기자상을 받은 기사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기사에 주어지는 더 큰 영예다.

경인일보는 이달의 기자상 29회, 한국기자대상 6회 수상이란 금자탑을 쌓아올렸다. <표 참조>


# 세무비리 특종
지난 1995년 전국을 강타한 '인천 북구청 세무비리 특종'은 경인일보 특종시대의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북구청 세무비리 특종은 '1단 기사에서 특종이 나온다'는 언론계의 속설을 증명한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했다. 당시 수습을 막 끝낸 인천의 한 신입기자는 경찰서를 돌던 중 세금을 자기 주머니에 넣다 잡혀온 북구청 세무직 말단공무원 사건을 1단 기사로 써냈다. 세 문장이 채 안되는 짧은 기사라 누구도 큰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그 안에는 가공할 만한 비리가 숨어 있었다. 1단 기사를 시작으로 경인일보 기자들은 세무비리의 사슬을 하나하나 파헤쳐나갔고, 파면 팔수록 비리는 꼬리에 꼬리를 물며 점점 고위직을 향해 올라갔다. 타 언론매체들도 경인일보가 빨리 뿌려지길 기다렸을 정도로 경인일보 기자들은 한발 앞선 취재와 보도로 여론을 선도했다. 이듬해 경인일보는 인천 북구청에 이어 부천시의 세무비리도 파헤쳤다.

# 갯벌을 살리자
지금이야 갯벌의 중요성이 널리 알려졌지만 10년 전만 해도 갯벌은 개발 논리에 가려 관심밖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경인일보는 개발이란 미명아래 숨가쁘게 진행되는 갯벌매립의 문제점을 인식, '갯벌을 살리자'란 타이틀로 기획취재에 착수했다. 기자들은 수도권매립지를 위해 갯벌을 메운 김포와 인천시 서구를 비롯해 경인지역 해안을 샅샅이 뒤지며 잠식되고 있는 갯벌을 집중취재했다.

무릎까지 빠지는 갯벌을 헤쳐나가며 파괴된 갯벌이 인간에게 되돌려주는 악영향을 조명했다. 삶의 터전인 갯벌을 빼앗긴 원주민들의 가슴 쓰린 사연과 갯벌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도 심도있게 보도, 우리사회에 경종을 울렸다. 이후 갯벌에 대한 보도는 방송 등 다른 언론매체를 통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고, 여기저기서 '갯벌을 살리자'란 말이 구호처럼 터져나왔다.

# 인천이야기
인천에 처음 발령받은 기관장들이 지역정서를 파악하기 위해 읽는다는 책이 있다. 바로 경인일보 기자들이 엮은 '격동 한 세기, 인천이야기'(다인아트刊)다. 문화불모지라 불리는 인천에서 '격동 한 세기, 인천이야기'는 가장 인천답게 인천을 제대로 설명하는 책들의 정점에 서 있다. 인천이야기는 경인일보 기자 15명의 피나는 노력이 맺은 결실이다. 경인일보 특별취재팀은 지난 1999년 4월부터 1년여에 걸쳐 수많은 인천사람들을 만나며 흘러간 이야기를 취재, 모두 100회에 걸쳐 보도했다. 특히 우리나라 근대사의 중심이었던 인천의 과거와 역사에 드러나지 않은 뒷얘기들을 이야기식으로 풀어내 누구에게나 편안히 다가갈 수 있었다.

# 미선이와 효순이
우리나라 국민 중 반미감정을 극한까지 몰고 갔던 미선이와 효순이를 모르는 이는 아마 없을 것이다.
반면 미군의 탱크에 깔려 숨져간 미선이와 효순이를 세상에 처음 알린 게 경인일보였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부분의 특종이 그렇듯 미선이와 효순이의 안타까운 죽음도 처음엔 경인일보 지면에 1단짜리 사건기사로 보도됐다. 유족 등이 미군을 항의 방문하며 사태는 악화됐지만 너무나 달아오른 2002년 한·일 월드컵의 열기에 밀려 사회적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때 경인일보는 편집국장의 전격적인 결정으로 미군항의집회 사진과 함께 미선이와 효순이의 죽음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경인일보의 보도를 시작으로 타 매체 기자들이 몰려들며 이 사건은 전국적인 이슈로 급부상할 수 있었다.

# 특종은 계속된다
경인일보가 그동안 수상한 이달의 기자상과 한국기자대상 숫자는 지역일간지 중에선 부산일보를 제외하면 독보적이다.

특히 1995년부터 1997년까지 3년 연속 한국기자대상 수상, 두 차례에 걸친 3개월 연속 이달의 기자상 수상, 4차례에 걸친 같은달 이달의 기자상 2개 부문 동시수상 등은 이례적인 기록들이다.

수많은 특종을 날린 경인일보는 개인최다 기자상 수상자도 배출해냈다. 사회부 왕정식 기자는 이달의 기자상 10회, 한국기자대상 2회 수상으로 개인최다 수상이란 영예를 안았다.

최근에도 경인일보의 특종행진은 멈추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맘때 전국을 강타한 '수해골프' 기사는 1년이 지난 지금도 회자되는 대표적인 특종이고, 올해들어서도 벌써 이달의 기자상을 5회 수상했다. 경인일보는 사회의 부조리를 파헤치고, 때로는 우리이웃의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오늘도 쉼 없이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