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학생들이 중국의 제대로 된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중국의 창춘지성천문화교류유한공사 이영숙(44·여) 대표이사는 한국에 머물렀던 지난 8월 말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냈다.

처음 온 것도 아니고 조선족이어서 한국어도 유창하지만 이번엔 한국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맺기 위한 방한이라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을 했다. 한국과 중국 학생들간 문화교류라는 타이틀은 있어도 창춘외국어고등학교를 홍보하기 위해 방한한 것 또한 사실이기 때문이다. 혹시 불필요한 오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게 이 대표가 조심스러워 하는 부분이었다.

이 대표는 "한국의 많은 어린 학생들이 중국으로 조기유학을 떠나는 게 현실이나 상당수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피해를 당하기도 한다"며 "중국유학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한국에 알려주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학교들과 자매결연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올해부터 홍보를 맡게 된 창춘외국어고등학교는 랴오닝성, 지린성, 헤이룽장성 등 중국 동북지역에서 유일하게 중국 교육부에 등록이 된 국립외국어고등학교다. 우리나라 특목고 중 외국어고등학교와 비슷한 성격이라고 한다. 중국에서 지난 1963년 최초로 설립된 7개 외국어고등학교 가운데 하나다. 이 대표는 "지린성에선 유일하게 영어, 독어, 일어 등 6개 외국어반을 개설한 것으로도 유명하다"며 "현재 한국 유학생이 30명 정도 있는데 이번에 한국부를 개설, 한국학생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주일이란 짧은 체류기간 동안 안산의 한 중학교를 포함해 전국의 7개 학교를 돌며 창춘외국어고등학교를 홍보하고 자매결연에 대해 논의했다. 몇몇 학교와는 곧 중국 현지방문을 추진하는 등 구체적인 일정을 논하는 단계까지 나아갔다고 한다.

이 대표는 "계속 중국학교만 다녀 한국어를 거의 못했었는데 부모님이 강제로 한국학교로 전학을 시켜 지금까지 한국어를 잊지 않을 수 있었다"며 "나는 참 다행스러운 경우지만 중국 현지 조선족 2, 3세들 중엔 한국어를 전혀 못하는 사람도 상당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오랜만에 한국에 왔지만 일단 말이 통하니까 전혀 외국에 온 것 같지 않다"며 "앞으로 조선족이 한중 협력의 다리를 놓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기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