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역 도우미, 목회자, 논픽션 작가, 목사, 농업인, 주식투자자, 청원경찰, 승려, 교수, 역학원장, 문구점 운영, 택시기사, 선교사, 가수, 미래문명학자, 사회복지사, 주부, 무직 등등.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제17대 대통령선거 예비 후보자들의 직업이라는 사실이다.
4일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을 마친 대선 예비 후보는 109명. 많은 수 만큼이나 그들의 직업도 각양각색이다.

여기에는 국민들이 흔히 알고 있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비롯해 손학규 전 경기지사, 민주당 조순형 의원 등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당인들의 이름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무소속(71명), 시스템미래당 등 6개의 군소정당 소속(6명), 대통합민주신당 허경영 예비후보와 같이 대통합민주신당과 중도통합민주당의 '마이너리거' 후보(11명) 등 90명 가량은 여지껏 신문과 방송에 그 이름이나 얼굴 한 번 알리지 못한 사람들이다.

가능성 면에서는 매우 희박하지만 그들도 나름대로의 대선 예비후보. 각각의 출마 이유를 떠나 유명 후보들에 비해 국민 및 언론들의 관심이 상대적으로 약한 그들이 이 글의 주인공이다. 전체 예비 후보자 가운데 아직 알려지지 않은 경기지역내 둥지를 튼 예비 후보들 중심으로 살펴보면 ▲지만원(66·시스템미래당 대표·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금민(45·한국사회당 예비후보·고양시 일산동구 일산2동) ▲이나경(여·41·논픽션작가·남양주시 화도읍 마석우리) ▲최상면(52·종교인·성남시 수정구 태평동) ▲김기일(76·목사·부천시 원미구 소사동) ▲윤용섭(63·노동·수원시 팔달구 화서동) ▲이문국(71·무역업·안산시 상록구 본오3동) ▲민말순(60·청소부·안양시 동안구 관양1동) ▲이인순(66·농업·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김순용(63·무직·안양시 동안구 호계2동) ▲조왈벽(82·정당인·안양시 동안구 평촌동)씨 등 11명이다.

특히 지만원 예비후보는 이번에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병역 문제와, 배다른 형제 문제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결국 구속된 상태다.

또 이나경 예비후보는 지난 6월 23일 예비후보 접수 첫 날 후보등록을 마치며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며 세상에 '나라님'의 뜻을 펼치겠다며 당당히 나섰지만 피치못할 사정으로 그 꿈을 접은 사람들도 있다.

총 12명 중 우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원희룡·홍준표 의원이 눈에 띈다. 이들은 당내 예비 경선에서 패했기 때문에 대선 후보로는 등록 자체가 불가능하다.

조금 황당한 경우도 있다. 심지어 대통합민주신당 우동철(74) 예비후보는 사망해 그 자격이 자동 박탈됐다. 나머지는 사퇴 혹은 피선거권 결격이 그 이유였다.

#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 제도
▲ 일러스트/박성현기자·pssh0911@kyeongin.com
이번 대선에서 처음으로 도입된 예비후보 등록은 피선거권에 제한이 없고 5년 이상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40세 이상 국민이면 공무원을 제외하고 누구나 가능하다. 예비등록 후보 때는 기탁금을 낼 필요가 없다.

정식 대통령 선거 후보 등록은 11월 25~26일 이틀이지만 이 전까지는 자유롭게 예비후보로 등록할 수 있으며 정식 대선후보 등록 때는 5억원의 기탁금을 맡기게 돼 있지만 예비후보 등록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예비후보 등록 후에는 선거사무소를 설치하고 간판·현판·현수막을 각 1개씩 게시할 수 있으며, 선거사무장을 포함한 10인 이내의 선거사무원을 둘 수 있다. 또 이메일을 이용하여 문자, 음성, 동영상 등을 전송하는 방법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으며, 자신의 홍보에 필요한 사항을 게재한 명함을 예비후보자 본인과 예비 후보자가 지정한 1인, 그리고 배우자가 배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