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균(수원)-한동원(성남)이 15년간 이어온 올림픽축구대표팀의 바레인전 무패행진을 이어나갈 중책을 짊어진다.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올림픽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오전 1시 바레인 마나마 국립경기장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축구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2차전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국은 올림픽 예선무대에서 바레인을 상대로 전승행진(3연승)을 벌이고 있다.

   19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최종예선에서 1-0으로 이겼고,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최종예선에서도 두 차례 맞붙어 1-0, 2-1로 모두 승리했다. 무려 15년 동안 바레인을 상대로 무패행진을 이어온 것.

   이에 따라 박성화호는 최종예선 1차전에서 나란히 승리를 거둬 동률을 이루고 있는 바레인을 꺾고 단독 1위를 치고 나서면서 기선을 제압한다는 각오다.

   하지만 바레인전에 나서는 한국의 상황은 그리 좋지않다.

   무엇보다 좌우 측면에서 공격을 이끌었던 이근호(대구)와 이승현(부산), 오버래핑이 뛰어난 왼쪽 풀백 최철순(전북)이 나란히 경고누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이 때문에 박 감독은 4일 카타르와 평가전에서 김승용(광주)를 왼쪽 측면으로 이동시키고 '멀티플레이어' 이상호(울산)에게 오른쪽 측면을 맡기는 처방책을 내놨다.

   박성화 감독은 무엇보다 40℃에 육박하는 혹독한 더위와 원정 텃세를 극복하기 위해 '안정적인 축구'를 하겠다는 뜻을 이미 밝힌 만큼 20세 이하 대표팀 출신의 선수보다는 기존 주전급 선수의 포지션 변화를 통해 바레인에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최전방은 K-리그에서 골 감각이 살아난 하태균을 주축으로 골 결정력이 좋은 한동원을 내세울 공산이 크다.

   187㎝의 하태균은 포스트 플레이는 물론 측면에서의 움직임이 좋아 선발출격이 유력한 가운데 박 감독은 한동원과 신영록(수원)을 놓고 막판까지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예선 1차전과 카타르 평가전에서 투톱 공격수들이 골맛을 못 봤던 게 박 감독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미드필더진의 변화를 통해 공격전술의 다양화로 골을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던 만큼 과감한 중거리포와 미드필더들의 중앙 돌파를 통해 공격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좌우 측면은 김승용-이상호 듀오가 나서고 중앙에서는 백지훈(수원)이 공격의 조율을 맡게 된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오장은(울산)과 기성용(서울)이 자리다툼을 하는 형국이다.

   포백(4-back)라인의 경우 최철순의 공백은 김창수(대전)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동해 포진하고 신광훈(포항)이 오른쪽 윙백으로 나설 예정이다.

   중앙 수비수는 강민수(전남)-김진규(서울) 콤비가 포진하고, 골키퍼는 정성룡(포항)이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