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산단 여성기업인협의회'를 앞장서 이끌고 있는 김명옥(54) 회장은 전업주부 출신의 늦깎이 사업가다.

1984년 당시 초등학교와 유치원에 다니던 두 아이를 둔 엄마였던 김 회장은 인천 주안역 인근에서 컴퓨터 학원을 개업하면서 사업가의 길을 선택했다.

지금이야 컴퓨터가 생활필수품중 하나지만 보급 초창기였던 당시에는 첨단업종 가운데 하나였다.

컴퓨터 학원에서 컴퓨터 작동원리 등을 가르치던 김 회장은 학교 성적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 소프트웨어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데 이어 최근에는 김치 제조업에까지 뛰어들었다.

정보통신(IT)과 식품제조(김치)업의 연관성을 찾기란 쉽지 않아 보였지만 김 회장의 답변은 의외로 간단했다. 전업주부 출신 사업가답게 직장여성의 가장 큰 고민거리중 하나인 반찬거리 걱정을 덜어주자는 게 사업아이템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소탈함이 짙게 배어있는 김 회장의 성격은 남동산단에 있는 회사 1층 경비실을 개조해 자신의 집무실로 사용하는데서도 엿볼 수 있었다.

김 회장의 별명 가운데 하나는 '똑순이'라고 한다. 소탈한 성격에다 무슨 일이든 대충대충하는 것을 절대 용납하지 못한다는 김 회장을 표현하는데 제격인 듯 했다.

"제조업을 하는 여성 경영인들은 외모 치장하는 게 대부분 서툴러요. 각종 회의나 모임 등에 참석할 때 어떤 옷을 입고 또 어떤 구두를 신어야 할지, 핸드백과 같은 액세서리는 어떻게 해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너무 몰라요. 그런 것에 대해 무신경하다고 할까요. 오히려 그런 고민을 하는 게 시간낭비라고 여기죠. 그래서 저희 회원들에게는 교복을 한벌 마련해 드리려고 합니다. 조찬모임 등 행사에 참석할 때 무얼 입을까 하는 고민이나 시간낭비를 덜어드릴 수 있지 않겠어요."

'똑순이' 회장 다운 아이디어다.

호텔 커피숍 보다는 자동판매기 커피 한잔을 들고 대화를 나누는 게 자연스럽다는 김명옥 회장과 회원들.

화려한 겉모습 보다는 알차게 내실을 추구하는 이들의 활약상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