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병원이 질병에 시달리는 아시아 후진국에 의료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야심찬 프로젝트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인천사랑병원(병원장·이왕준)은 네팔의 수도인 카투만두 시 외곽에 오는 2010년 3월 개원을 목표로 '(가칭)네팔사랑병원' 건립을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이를 위해 네팔 최대의 국립병원인 트리반종합대학병원의 카쿠렐(Khakurel) 병원장은 이날 인천사랑병원을 방문, 병원 시설 등을 둘러봤다. 이들은 오는 연말 병원 건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다. 카쿠렐 병원장은 "네팔의 의료 현실은 수도 카투만두에 종합병원이 2곳에 불과하고 그나마 의료인력과 장비·시설 등이 열악하다"며 "많은 네팔인들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퇴치된 결핵으로 안타까운 목숨을 잃고 있다"고 밝혔다.

네팔사랑병원은 150병상에 3개 병동 규모로 건립될 예정으로 외과·흉부외과·내과·소아과·산부인과 등의 전문과목을 갖추고 종합병원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의료보험제도가 도입되지 않은 네팔에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민간의료공제회를 만들고, 간호기술학교 등 사회개발 교육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네팔사랑병원 건립 추진에는 한국 중소기업에서 일을 하다 돌아간 네팔노동자들의 모임인 '아시아인권문화개발포럼(이하 AHRCDF)이 가교역할을 했다.

AHRCDF는 네팔 출신 노동자들의 의료와 교육 등 인권개선을 위해 지난 2005년 네팔 현지에서 발족됐다. (사)한국이주노동자건강협회와 아시아문화연대 등 국내 민간단체들도 힘을 보탰다.

이들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주한 네팔대사와 스리랑카·방글라데시·파키스탄·몽골의 대사, 정부 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네팔 병원 건립을 위한 후원의 밤' 행사를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 히말라야 로체샤르 등반을 통해 도전정신과 희망을 전해준 산악인 엄홍길씨가 네팔 병원 건립을 위한 홍보대사로 위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