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용인 자택에서 만난 이원경(90)씨(예술원 회원)는 60여 년 전 원우전과의 기억을 떠올렸다.

   이씨는 일본에서 무대미술을 공부하고 돌아온 1940년 직후 서울 명동과 종로 거리에서 '선배' 원우전과 자주 맞부딪쳤다고 말했다.

   "그 사람은 동양극장에 있었고, 난 프리랜서로 부민관 근처, 명동 왔다갔다 했어. 그때는 연극하는 사람 많지 않아 서로 잘 알았지. 원우전은 나보다 연배가 십 년 이상 높은데 내게 아우님이라고 불렀어."

   이씨는 일본서 무대미술을 공부하고 돌아온 '2세대' 연극인이었다. 1940년대 초반 무대미술 분야는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 "내가 한국에 왔을 때는 배경화가 없어지고 무대를 입체적으로 배치하는 흐름이 지배적이었지. 원우전은 새로운 기술을 들고 나타난 후배(이원경)를 궁금해하면서도 경계했던 것 같아."

   원우전의 고향은 '광'자가 들어가는 지명으로 들었다는 그는 "정확하지는 않지만 광나루 저쪽 시골마을이거나 경기도 광주, 둘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1960년 대 초반 예그린 악단(현 서울시 뮤지컬단) 공연서 이원경씨가 연출을 맡았을 때 원우전은 무대미술을 담당했다고 한다. 당시 원우전은 큰 금강산 그림을 그린 것으로 이씨는 기억했다.

<김명래기자·problema@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