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여기 보세요~.”, “할머니~, 웃으세요! 웃으셔야 사진 잘 나와요~.” 학생들의 목소리가 병원 전체에 퍼져 울렸다. 지난 15일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안산 시립 노인 전문 병원에서는 안산 한국 디지털 미디어 고등학교 사진 동아리, 학생들의 무료 영정 사진 촬영이 진행되었다.

이 날 촬영은 사전 연락을 통해 보호자와 환자분들 본인의 동의로 사전 신청한 45분의 촬영과 그 외 추가 촬영으로 이루어졌다. 층마다 신청한 어르신들을 학생들과 간병하시는 분들이 모시고 와서 학생들이 준비해 온 한복을 입으시고 할아버지들은 빗으로 머리를 단정히 하고, 할머니들은 예쁘게 간단한 메이크업도 하신 후 촬영을 하셨다.


예쁘게 치장하시고 한복을 입으시자 잘생긴 할아버지와 예쁜 할머니의 얼굴이 더욱 환해보이고, 그 모습을 보는 간병인들과 복지사의 얼굴도 따라 밝아졌다.

기다리시는 어르신들께는 준비한 사탕과 과자를 권하면서, 직접 많이 챙겨 드리며 간병하시는 분들과 병원 관계자들이 보시고 흐뭇한 웃음을 지을 정도로 너무 예쁜 모습을 보여주었다.

한 할아버지께서 이태리 노래를 잘하신다고 하셔서 학생들이 청해 들으며 너무 좋아하기도 했다. 일반 의자에 앉으시기 힘드시거나 잘 움직이지 못하시는 등 어르신들의 건강 상태가 좋지만은 않으셔서, 한복을 입히고 모시는 것이 힘들었음에도, 학생들은 촬영이 끝날 때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어르신들 또한 아이들의 밝고 예의바른 모습에 좋아하시며 촬영에 임해주셨다. 촬영된 사진은 학생들이 직접 포토샵 작업을 간단히 하고, 인화한 뒤 한 장씩 액자에 끼워서 드릴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활동은 동아리에서 어떤 봉사활동을 해볼까 의논하전 중에 어느 대학교 사진동아리에서 영정사진 촬영 봉사활동을 했다는 신문기사에 힌트를 얻었다고 한다.‘우리도 한 번 해보자’는데 뜻을 모음 학생들과 선생님은 지난 1학기부터 인근 어르신들의 영정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이러한 활동이 알려져 학교는 물론, 경기 문화 재단의 지원을 받아 동아리 회비를 추가해 촬영에 필요한 조명, 뒷 배경, 한복을 빌려왔다. 영정 사진 찍는 법은 졸업사진을 찍으러 학교에 찾았던 사진기사분을 졸라 매주 금요일에 모여 스터디를 하고 직접 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증명사진을 촬영하는 실습을 하여 실력을 다졌다고 한다.

학생 봉사를 관리하시는 병원의 의료 사회복지사인 강혜원(28)씨는 “이 동아리 학생들이 의무로 주어진 봉사 활동 시간을 ‘때우러’ 온 아이들과는 다른 열정이 있으며, 어르신들께 예의를 갖추어 대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탐나는 봉사자들”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촬영이 끝난 후, 사진을 찍던 열정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2학년 지대성 학생은 수줍어하며 남들이 많이 하지 않는 봉사활동이기 때문에 더욱 특별하고 뜻 깊다는 소감을 들려주었다. 또한 ‘포토그라피’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12월에 학교 행사로 예술의 전당에서 사진전을 열어, 다른 기관이나 병원에 전달할 기금을 마련한다고 한다.

▲ 구은미 (한양대)
단순히 출사를 나가 멋진 사진을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에 대한 열정에 봉사활동을 연결하여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예쁘고, 그런 색다른 활동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영정 사진을 돌아가시기 전에 예쁘게 찍어놓으면 장수하신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건강 상태가 악화되셔서 신청하셨지만 찍지 못하신 어르신들도 ‘장수 사진’을 찍은 어르신들만큼 다들 건강하게 장수하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