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8시30분.
아침식사를 마친 일행들은 보통강호텔에서 버스를 타고 20여분정도를 달려 평양시 강남군 당곡리에 도착했다. 마을에선 당곡리 협동농장 관리위원장과 강남군 행정부위원장 등 10여명이 경기도 대표단(단장·함진규) 28명을 반갑게 맞았다.
대표단은 강남군 행정부위원장과 함께 경기도의 후원으로 건설중인 진료소, 탁아소 공사현장과 보수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소학교 등을 둘러봤다. 행정부위원장은 "현재 진료소와 탁아소는 외부 골조공사가 진행 중에 있다"며 "주택 59가구, 소학교, 유치원 보수는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단버스가 잘 포장된 폭 4~5m 농로를 따라 5분 가량 이동하니 드넓은 벌판과 함께 비닐하우스 20여개 동이 눈에 들어왔고 일행들은 버스에서 내려 논으로 이동했다. 이 곳은 남한의 '오대벼'와 북한의 '평도 15호'를 각각 100㏊씩 심은 곳으로 5월 모내기를 한 뒤 이날 남북 공동으로 벼베기 작업이 이뤄졌다. 함진규 단장과 도의원, 경기도 농업기술원 관계자,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 회원 등은 장화를 신고 익숙하지 않은 낫을 들고 벼 베기에 나섰다. 벼 베기가 끝나자 당곡리 주민들이 새참을 마련했다.
배추를 재배하던 비닐하우스에 차려진 상에는 닭고기와 계란, 대추, 찐 밤, 땅콩, 군고구마, 주민들이 직접 담근 술 등이 올라와 대표단을 즐겁게 했다. 북한 주민은 "지난해 경기도와의 협력사업으로 강동군 전체에서 당곡리가 2등을 했다"며 "경기도에서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표단은 새참을 먹은 뒤 얼마 전 가동에 들어간 도정공장을 둘러봤다. 경기도의 지원으로 신축된 도정공장은 1시간에 80㎏짜리 쌀 30포대를 도정할 수 있는 시설로 기계가 돌아가자 5분도 안돼서 흰쌀이 쏟아져 나왔다.
경기도는 북한과 접경하고 있는 지자체로서 중앙정부의 통일정책을 지원하고 지역적 특수성에 기초한 실질적이고 다양한 교류협력을 통해 북한을 개혁과 개방으로 이끌어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할 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따라 지난 2004년 합의서를 체결한 뒤 본격적인 교류를 시작, 그해 농업분야에 경운기 100대, 콤바인 20대를 황해북도에해지원하고 의료분야에 치료장비 5세트, 환자수송용버스 5대를 지원했다.
또 식품분야에는 지난 2004년 평양시 보통강 구역에 식품 가공공장을 착공해 연간 당면 700t, 냉면 1천800t을 생산하고 있으며 지난 2005년에는 북측의 농업과학원과 공동으로 평양시 외곽의 용성구역에서 3㏊의 벼농사 시범사업(남측품종·오대벼)을 추진해 2006년 남북 공동으로 수확한 쌀 '경기-평양미' 1t이 분단이래 최초로 인천항을 통해 들어 왔다.
▲평양시 당곡리 농업협력 및 현대화 사업
평양시 당곡리 농업협력 및 현대화 사업은 남북분단 60여년만에 남한의 자재와 기술, 북한의 노동력이 합해져 북한의 농촌지역 환경을 새롭게 바꾸는 최초의 사업이다.
또 주민 삶의 질 증진을 위해 주변 환경개선사업을 함께 추진키로하고 주거환경 개선과 진출입 도로포장, 주택개보수 및 신축 등 탁아소 신설, 소학교 및 유치원 보수 등 교육환경개선 등 삶의 질 개선에 중·장기적 계획(3년, 1년차 2006년, 2년차 2007년, 3년차 2008년까지)을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안정적인 교류협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따라 북한이 꺼리던 농촌을 개방하고 대규모 벼농사 뿐만 아니라 주거개선 사업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 북한어린이들을 위해 JCI 경기지부에서 당곡리 소학교에 책·걸상, 칠판 등 교육자재를 지원하고 있다. 도는 앞으로 개성시, 개풍군, 장풍군 등 옛 경기도 지역의 협력사업을 발굴해 남북 협력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영복 경기도의회 기획위원회 위원장은 "경기도는 북측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자치단체로 남북교류가 가장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남과 북이 상생할 수 있는 협력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 새로운 형태의 사업모델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