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선생님들이 논술 수업마저 주입식을 고집해 학생들에게 재미도 주지 못하고 성적은 성적대로 나오지 않게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 교사는 "학교, 학원할 것 없이 모두들 논술시간에 모범답안 작성법만을 알려준다. 그렇다고 학생들이 모든 것을 알아듣는 것도 아니다. 진짜 논술이라면 그 글이 얼마나 창의적이고 얼마나 설득적인가에 달려 있다. 논술은 누구한테 배우는 게 아니라 자기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수업도 이런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논술수업은 글자 그대로 '논술학'이 아닌 '논술'을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 교사의 수업방식은 다른 선생님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학생들에게 문제지나 기출문제 등을 그냥 풀어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신문, 잡지 등을 이용해 한 주간 이슈가 됐던 사건들을 소개하고 학생들이 직접 문제를 만들어 오게 하는 것이다. 사건의 요지를 제대로 파악해야만 문제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만든 학생은 왜 그런 문제를 만들었는지 수업시간에 직접 발표하고 이를 다시 질문과 토론 등을 통해 생각을 다듬어 나간다.
이 교사는 첨삭지도도 독특하다. 꼼꼼한 첨삭 대신 잘 쓴 부분에는 느낌표를, 어색한 부분에는 물음표만을 찍어주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에 세세하게 첨삭을 해줬더니 학생들이 슬쩍 훑어보는 식이었다. 교사에 의존하는 것이다"며 바뀐 첨삭지도 방법에 대한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교사 입장에서는 더 피곤할 수밖에 없다. 스스로 그 이유를 찾지 못한 학생들과는 쉬는시간 등을 이용해 끊임없는 대화를 나눠야만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 교사의 자칭 '스스로 논술 학습법'은 하루가 다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송탄여고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는 물론이고 그가 운영하고 있는 온라인 카페(얼쑤논술연구소, http://cafe.daum.net/hurrah2) 회원수는 이미 1만6천여명을 넘어섰다. 웬만한 인기 연예인들의 카페보다도 더 많은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이 교사를 찾고 있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다. 일선 중·고등학교는 물론 전국의 교육청, 대학 등을 대상으로 '논술 학습법'에 관한 주제로 특강을 한 횟수만도 수십 번이나 된다.
당연히 '돈냄새'에는 도가 튼 사설학원들이 이 교사를 가만히 놔뒀을 리가 없다.
그러나 이 교사는 공교육 현장을 떠날 생각이 없다.
이도희 선생은 "솔직히 가끔 흔들릴 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돈을 목표로 했다면 이런 수업방식을 고집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이미 학교를 떠났을 것이다. 학생이 좋고 논술이 좋아 이렇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교육 현장에 남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