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술년 새해아침, 손학규 경기도지사는 여전히 당당하면서도 세심하게 '배'의 항로를 살피는 선장의 모습이다.
 경기도의 선장으로서 “현재 우리의 배가 어떤 위치에 있는가를 파악하고 나아갈 좌표를 세우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 누누이 강조해온 손 지사는 민선3기를 전개하면서 'CEO형 리더'라는 별칭을 얻었다.
 '정치'보다는 '경제와 경영의 논리'로, 전시·성과 위주보다는 '인프라 구축'에 무게중심을 두고 꿋꿋하게 도정을 이끌면서 해외 89개 첨단업체로부터 136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 만들기'에 매진해왔기 때문이다.

 그는 눈앞의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다. '표가 생명'인 민선 도지사이지만 취임 첫해 '전시'와는 무관한 도로·교량 등 SOC투자에 나섰고 이어 영어마을·소규모학교 살리기 등 교육환경개선에 열과 성을 쏟아부었다. 동시에 해외첨단기업 유치, 중소기업 지원, 청년일자리 창출 등 경제활성화에 집중해 오고 있다.

 손 지사는 재임 3년6개월을 비롯, 올해 남은 임기 역시 경제·교육·복지 등 각 분야의 인프라 구축에 전념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다.
 때문에 올해가 도지사 임기의 마지막 해이지만 그에겐 특별히 남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그저 현재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설정한 좌표를 위해 항진하는 소신있는 '선장'의 모습일 뿐이다.

 민주화 투사였으면서도 '개혁적 보수'인, 유신체제때 투옥·고문을 당했으면서도 당시 근대화 세력에는 '경의'를 표하는, 민선 도지사이면서도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손 지사는 그러나 “한국의 국가경영은 시대정신을 거머쥔 미래지향적 실사구시 세력이 이끌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냉전적 사고와 공리공론을 뛰어넘은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는데 주저함이 없다.
 그의 새해 포부를 들어본다.

 -차기 대통령의 통치철학과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한마디로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좌와 우를 줄타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를 진정으로 아우르고 통합하고 실천해 나가는 구체적인 실사구시의 리더십입니다. 현대사에서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양축을 걸머지고 갈등을 감싸 안은 채 우리앞에 펼쳐지는 글로벌화, 디지털화로 나라를 실제로 살찌우는 일꾼의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한국 정치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고 이것을 어떻게 치유해야 한다고 보시는지.
 “국가발전의 비전은 고사하고 열심히 일하면 앞으로 잘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한 것은 현 정부의 무능과 오만에 대한 국민의 경고입니다. 더 나아가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심판입니다. 낡은 진보 대 낡은 보수, 무능한 민주화 세력 대 부패한 산업화 세력, 이런 대결 구도로는 정쟁만 있을 뿐입니다. 개혁성과 도덕성, 그리고 국가경영능력을 갖춘 미래지향적이고 실사구시적인 세력이 대한민국을 이끌어야 합니다.”

 -임기후 행보와 관련한 계획은.
 “지금은 도정에 전념할 뿐입니다. 임기후 계획까지 구상할 단계는 아닙니다.”

 -얼마전에 한 강연에서 '한나라당끼리 똘똘 뭉치면 2% 부족하다'고 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가요.
 “YS때까지 당이 똘똘 뭉쳐 승리를 해왔습니다. 그러나 97년부터 내리 두번의 대선에서도 그렇게 하다보니 되지 않았습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 봤죠. 결국 세상이 바뀐 것입니다. 386이라는 젊은 세대가 세상의 주역이 됐는데 한나라당은 옛날식을 계속 고집한 것입니다. 그래서 '시대에 졌다'는 얘기가 나온 겁니다. 지금이라도 우리끼리 똘똘 뭉치기보다는 유연하게 울타리를 허물고 우리 이외의 더 많은 세력을 끌어들이도록 노력하고 쇄신해야 합니다. 급진적 진보와 수구보수를 아우를 수 있는 중도와 통합의 대안 정당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때문에 당 지도부에 글로벌 마인드와 실용주의적 시각을 갖춘 통합형 리더들이 대거 자리해야 합니다. 표에 연연해 할 것이 아니라 이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시대정신을 거머쥐어야 합니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와 대선, 총선에서 지역갈등과 분열이 오히려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역문제에 대한 생각은.
 “그점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10·26 재보선에서 열린우리당이 대구 동을에서 득표한 비율을 보면 한나라당이 이기기는 했지만 44%가 열린우리당을 지지했습니다. 예전처럼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생각은 이제 버려야 합니다. 국민들은 합리적인 선택을 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오히려 경계해야 할 것은 지역적 기반에 기대어 국민들이 이성적 선택을 할 수 없도록 강요하는 정치권이 더 큰 문제입니다.”

 -사실 손 지사는 지금 정치인보다는 성공적인 지방자치단체 경영자로 평가가 높습니다. 경기도정의 지향점은 무엇입니까.
 “한마디로 일자리, 평화, 나눔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