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원삼농협이 시판한 기능성 웰빙쌀 '세븐 라이스(Seven Rice)'도 그의 머릿속에서 탄생했다.
화성시 기산동 농업기술원 작물재배장에서 만난 최 지도사는 "새로운 상품이란 게 흔히 생각하듯이 거창하거나 복잡한 것은 아니다"라며 "남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부분을 살짝만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논에 있는 벼를 집안으로 들여온 벼 화분으로 그는 올해 4월 경기도가 수여하는 성과시상금 '제1호 수상자'라는 영예를 안았다.
벼 화분은 지난해 출시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에서만 약 2만5천개가 판매됐고, 현재 일본 수출을 위한 협의가 진행중이다. 국내외에서 인기를 끄는 벼 화분이지만 처음부터 상품화를 염두에 두고 개발한 것은 아니었다.
최 지도사는 "벼를 모르는 아이들 교육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벼를 화분에 담아 봤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았다"며 "주말과 휴일에 벼 화분을 얻기 위해서 서울과 부산 등지에서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니까 '이걸 택배로 보낼 수는 없을까'란 고민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치열한 연구 끝에 벼 화분이 탄생했다. 벼에 필요한 영양분과 흙을 배합해 전용 상토를 만들었고, 직접 고안한 재배화분과 받침화분을 제작했다.
이미 다른 사람이 개발했지만 사장된 상품이었던 '흙톨 볍씨'도 벼 화분 세트에 추가했다. 흙톨 볍씨는 황토로 볍씨를 뭉쳐 콩알만한 크기로 만든 것으로 볍씨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 필요한 기술이었다.
그는 "벼가 다 자라 추수하면 가정에서 현미를 만들어 백미에 섞어먹을 수도 있고, 겨울에는 화분에 보리를 심어서 재배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받침화분에는 미꾸라지와 올챙이도 기를 수 있어 논이 화분 하나 크기로 축소돼 집안으로 들어왔다고 보면 된다"고 벼 화분을 설명했다.
최 지도사가 농업기술원에서 쌀 업무를 담당한 건 지난 2000년부터다.. 오전 7시에 출근해 오후 9시에 퇴근하고, 주말과 휴일에도 쌀과 씨름한 세월이 벌써 7년. 어느덧 그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쌀 전문가가 됐다. 그동안 벼 화분 실용신안을 포함해 그가 등록한 각종 특허가 10개다. '흑진주'와 '백진주', '자광찰', '녹원찰', '아량향찰', '고아미2호', '향남벼' 등 기능성 성분이 함유된 벼 7개 종의 현미를 과학적으로 배합한 세븐 라이스도 그가 가진 특허 중 하나다.
최 지도사의 다음 목표는 쌀로 상품성이 뛰어난 빵과 화장품 등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쌀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 생명이자 혼"이라며 "FTA의 파고가 몰아쳐도 고부가가치 농업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