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사는 이은경(31)씨는 지난해 운전면허를 딴 뒤 올해 차를 구입해 마이카족이 됐다.

비록 작은 소형차이지만 백미러에 예쁜 인형도 달고 귀여운 캐릭터 시트 커버도 씌워 새차 장만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그런데 일주일도 채 못돼 차를 탈 때마다 속이 거북하고 가벼운 두통까지 느꼈다. 심지어는 애지중지하던 새차가 부담스럽기까지 했다. 냄새에 민감한 이씨로서는 찌는듯한 날씨와 매연 때문에 창문을 활짝 열고 다닐 수도 없어 새차 특유의 냄새를 고스란히 견딜 수 밖에 없었다.

출고된지 6년째인 중고차를 운전하는 김효석(36·안양)씨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겨울 실내 바닥 매트가 많이 해진데다 시트도 담뱃재때문에 이곳저곳 구멍이 나 있어 인근 대형 마트에서 인조 가죽시트와 고무 매트를 구입해 새차처럼 꾸몄다. 그러나 이게 화근이었다. 코를 찌르는 고무 냄새때문에 아내는 물론 아이들까지 동승을 꺼렸다. 김씨가 환기를 소홀히 하면 상황은 더 나빠졌다. 일명 '새차증후군'이라고 하는 이같은 현상은 차를 구입해본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차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궁금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새 차에서 나는 냄새는 정확히 무엇일까.

이 냄새의 주된 원인은 자동차 내장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플라스틱 물질과 다른 실내 공기가 혼합되어자극하는데서 오는 것이다. 앞뒤 안전유리를 장착하는 과정에서 도포된 접착제(Window Shield Sealer)도 냄새를 발생시킨다. 이 냄새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의 복합적인 냄새로 새집증후군과 동일하다.

자동차 실내의 거의 모든 고체 표면은 섬유나 플라스틱으로 구성돼 있고, 일부 접착제와 방수제를 함유하고 있다. 여기에서 나오는 잔류 용매와 여러 화학물질에서 나오는 가스가 다량으로 희석돼 자동차 실내를 떠다니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새 비행기나 집 그리고 사무실에서도 나타난다. 다시말해, 새집증후군처럼 자동차 내장재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합성 자재와 페인트, 접착제 등 각종 화학물질이 두통이나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자동차 내장재에서 발생하는 유기질소 화합물과 유황화합물이 새차증후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러한 새차 증후군에 대해서 자동차는 주택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면, 휴식을 위해 장시간 체류하는 공간이 아닐 뿐만 아니라, 창문 개폐로 환기가 대체로 용이하다는 것을 고려하면 '신축 공동주택 실내 공기 질 권고 기준'과 단순비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하지만 문제는 새집증후군은 '실내공기 질 관리법'이 도입돼 친환경 건축자재 사용이 법적으로 의무화하는 등 제도화의 길에 접어든 상태지만 새 차 증후군의 경우 관련 법규조차 소비자 구제를 받을 길이 막막하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새차 증후군에 대한 조사가 2005년 3월 국무조정실의 '실내공기 질 관리 세부 추진계획'에따라 건설교통부가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시험연구소에 의뢰해 승용차 7종과 대형 승합차 2종 등 총 9종을 대상으로 최초로 조사했다.

반면 외국 사례를 구체적으로 보면, 일본의 경우 제작사들이 2003년 새차 증후군 유발 유해물질에 대해 실시한 최초 조사 결과, 자국 후생노동성의 실내 농도 지침을 초과했기 때문에 이를 2007년까지 같은 기준을 충족시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도요타와 닛산 자동차는 줄곧 일부 모델에 대해 내장재 교체 및 접착제 사용량 감소를 통해 이런 기2준을 충족시키는 등 업계가 자구 노력을 통해 신속히 대처해 왔다.

볼보 자동차 역시 모든 차종에 외부의 유해 가스를 걸러주는 자동환기 시스템을 설치하고 있고 알레르기 테스트를 거친 인테리어 내장재를 사용한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다수 차량들은 이러한 장치가 거의 없어 개인이 미리 알고 대처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내기순환 모드에선 20분 이상 운전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자동차를 공기가 좋은 곳으로 끌고 가 환기를 충분히 시켜주는 것도 방법이다.

■ 새 차의 실내공기 관리 요령

각종 화학물질로 중무장된 자동차 역시 '새집증후군'이나 '화학물질 과민증'처럼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자동차 실내는 PVC 소재의 각종 플라스틱과 화학섬유 등을 사용하거나 항균 및 난연처리 등을 위해 여러가지 화학물질을 쓰고 있어 새차 운전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특히 정상인 뿐만 아니라 임산부나 노약자, 아토피, 비염, 천식환자에게는 매우 치명적이라 할 수 있다.

이제는 이런 새차 증후군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렇다면 새 차의 실내를 어떻게 관리하면 좋을까.

# 승용차와 트럭=1시간 이상 주차후,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 주차한 뒤 승차 전에 모든 문을 열어 자동차 실내 공기를 환기 후 운행한다. 또 운행중에는 가능하면 외부공기가 유입될 수 있도록 냉·난방용 송풍기를 작동시키며, 가끔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거나 창문을 조금 열고 운행한다.

# 승합차=장시간 주차후 승차 전에 모든 문을 열고 천장에 있는 환기장치를 이용, 실내공기를 충분히 환기시키면 좋다. 운행 중에는 외부공기 유입상태(모드)로 냉·난방용 송풍기를 작동시키고, 천장에 있는 강제 환기장치를 자주 작동한다. 승객 좌석의 창문이 열리는 시내버스 등의 경우 창문을 가끔 열어 환기시킨다.

# 새 차를 사면 바로 비닐 커버를 벗겨야 한다=새 차를 사면 사자마자 바로 비닐 커버를 벗겨야 한다. 비닐커버를 그냥 놔두면 새 차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의 배출을 방해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차 안에 더 오래 남아있게 된다.

# 차를 타기 전 5분 이상 환기를 시켜야 한다=새 차에서 나오는 포름알데히드나 자일렌, 톨루엔 등은 밀폐된 차 안에 가득 차 있어 환기를 하지 않고 차를 탈 경우, 유해물질에 더 많이 노출되게 된다. 차를 타기 전 5분 이상 환기를 하고 차를 타면 유해물질의 70% 정도는 배출이 된다.

# 차 안 온도는 23~24℃가 적당하다=일부 차량은 여름철 차량내 온도가 올라갈 때는 방출량이 평상시보다 최고 8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 안의 온도가 높으면 그만큼 더 많은 유해물질이 나오므로 차 안은 너무 덥지않게 23~24℃ 정도로 유지해야 한다.

# 전문제품의 도움을 받는다=환기만으로 새 차 냄새를 단기간에 완벽히 제거할 수 없으므로 전문적인 방법으로 새 차 냄새를 없애야 한다. 새 차 증후군의 주요 원인인 포름알데히드와 유기화합물질(VOCs)을 완벽하게 흡착, 분해 제거하는 새차 증후군 전문 제거제를 사용하는 것도 괜찮다. 또 시중에서 새차 냄새를 없애는데 몇십만원까지 하는 서비스가 있지만 소비자가 좀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면 확실히 제거할 수 있을 것이다.

■ 자동차에서 유해물질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차량에서 유해물질이 가장 많이 나오는 곳은 천장과 바닥, 가죽시트이다.

천장에선 벤젠과 스티렌이, 시트에선 포름알데히드가, 바닥매트에선 톨루엔과 에틸벤젠과 자일렌, 대시보드에선 스티렌과 자일렌 등이 많이 방출된다.

새 차에서 나오는 유해물질은 총 24종에 이르며, 포름알데히드와 에틸벤젠 등은 4개월이 지나야 방출량이 감소한다.

/자료제공:제이앤케이사이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