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양일간 성남아트센터에서는 전문예술단체 문화뱅크의 제15회 정기공연으로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이 무대에 올랐다.

 카르멘은 프랑스 작곡가 비제(1838~1875)가 작곡한 4막으로 된 오페라다. 프로스페르 메리메의 동명 소설을 소재로 한 것으로, 1875년 3월 3일 파리 오페라 코미크 극장에서 초연되었다. 미국의 오페라 잡지 'Opera America'에 따르면 이 작품은 북미에서 4번째로 자주 공연되는 오페라라고 한다.

 콘서트 오페라 카르멘은 정열적이고 매력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을 향한 돈 호세의 사랑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돈 호세의 사랑이 집착과 파멸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보여준다.

 카르멘은 모든 남성에게 관심의 눈길을 받는 여성으로 자유분방한 사랑을 즐긴다. 하지만 유일하게 자신에게 무관심 한 병사 돈 호세에게 입에 물고 있던 붉은 꽃을 유혹의 눈길과 함께 던진다. 동료와 다투던 중 동료의 얼굴에 흉터를 내 체포 된 카르멘은 돈 호세에게 추파를 보내며 자신을 풀어달라고 한다. 이렇게 사랑에 빠진 두 사람, 돈 호세는 카르멘에게 눈이 멀어 감옥신세를 지는 것은 물론 밀매 업자들을 따라가기도 하는 등 점점 타락의 길로 들어서게 된다. 

 카르멘을 열렬히 사랑하게 된 돈 호세에 반해 카르멘은 자신에게 집착하는 돈 호세에게 싫증을 느끼기 시작한다. 새로 등장한 투우사 에스카미요와 정분을 나누는 카르멘을 보며 돈 호세는 질투에 불타오른다. 그는 자신에게서 완전히 등을 돌린 카르멘을 향해 단검을 움켜지게 되고 결국 살인을 저지르고 만다. 사랑하는 여자를 죽였다는 죄책감에 결국 돈 호세는 카르멘의 주검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처럼 즉흥적이고 불같은 카르멘의 성격은 그녀의 붉은 드레스와 머리의 붉고 커다란 꽃 장식으로 상징되었다. 카르멘의 유혹적인 면모를 돋보이게 하는 과정에서 'Lola 플라멩코 무용단'의 흥겨운 무대가 두 번 마련되어 혹여 방심할 수 있는 관객의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또 TV나 라디오 등 여러 매체들을 통해 우리 귀에 익숙한 전주곡과 '투우사의 노래'가 등장하니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오페라가 한층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출연진들이 노래를 끝낼 때마다 관객석에서는 "브라보~" 하는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넓은 공간에 비해 무대 설치나 소품이 허술했고 의상의 현실감이 부족해 극에 집중하기 힘들었다. 담배공장 아가씨들은 직업을 알 수 없는 평범한 드레스를 입었으며, 공간 이동은 무대 뒷면에 비치는 단순한 조명 모양의 변화로 눈치 채야만 했다. 특히 돈 호세가 자살하는 장면에서 칼로 자신을 찌르는 동작이 전혀 없이 카르멘의 옆에 눕는 것으로 표현되어 내용상의 모호함을 느끼게 했다.

▲ 김하얀 청소년문화기자(수원대)
 또 가사 전부가 불어로 되어있는 특성상 관객은 자막에 의지해야 했는데, 무대 양 쪽에 설치된 자막스크린이 출연진의 노래와 오차가 자주 생겨 관객들을 혼란스럽게 하기도 했다. 이러한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준비한 자막의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수적이며, 가사를 우리말로 개사해 관객들에게 내용전달을 보다 쉽게 하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