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제(부천여고 축제)가 이번 신문의 주요 기사가 돼야겠지?" "응. 하지만 축제를 주제로 하되 매년 반복되지 않는 새롭고 참신한 아이템을 찾는 게 중요할 것 같아."

지난 23일 찾은 부천여자고등학교 신문부실. 부천여고 신문부원들은 축제 기간임에도 불구하고 다음 주에 발행할 신문 기사에 대해 열띤 토의를 하고 있었다.

이번 '해담휘루(부천여고 학교신문 이름·햇살을 담은 귀뚜라미 소리)'의 1면 기사는 전체 학우들이 참여한 부천여고의 축제 '장미제'다.

학우들의 관심이 높은 만큼 신문부원들도 바싹 긴장한 채 회의를 진행했다.

'요즘' '여학생들'인 '부천여고생'들이 궁금해하거나 관심을 갖는 문제들을 찾아내기 위해 '해담휘루'의 편집·기획 회의는 말 그대로 치열하다.

일단 편집회의에는 27명의 신문부원 전체가 참여한다.

취재를 할 때에는 특별취재부와 사회·문화부, 기획부, 교내부로 나뉘어 활동하지만 편집회의에는 보다 참신한 취재 아이템을 발굴하기 위해 전 부원이 참여하는 것이다.

시사 문제 등을 영문으로 작성해 해담휘루에 게재, '영어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을 높였다'고 평가받고 있는 '영어 기사' 역시 지난해 편집회의에서 나온 아이템 가운데 하나다.

올해에는 진학에 관심이 많은 점을 감안, 각 대학교 탐방 및 다양한 직업 소개, 경기도 지역의 테마 박물관 기행 등을 해담휘루에 담아내 학우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또 신문을 제작해 학우들에게 배포하고 난 뒤에는 모든 부원이 모여 더 좋은 내용을 학우들에게 선보이기 위해 발행한 신문의 문제점과 개선해야 할 점을 함께 얘기한다.

사실 해담휘루는 자주 발행되지 않는다. 기껏해야 1년에 2번 8개면을 발행한다. 대학 입시를 앞둔 수험생 신분이다 보니 중학생이나 초등학생들의 경우와 같이 많은 시간을 신문 제작에 할애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아직 훈련되지 못한 1학년생들이 기사를 작성하거나 취재 아이템을 제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은 당연한 일.

이를 위해 2~3학년 선배들은 후배들이 더 좋은 기사를 작성할 수 있도록 틈틈이 '기사짱'이라는 교육 시간을 갖는다.

이런 시간들을 가져야만 학우들도 공감하는 내용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이 선배 신문부원들의 생각이다.

이에 따라 해담휘루를 교내와 특별취재, 대학탐방, 사회, 문화, 종합으로 각 면의 성격을 정하고 면 성격에 맞는 내용의 기사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문부장을 맡고 있는 조은별(18)양은 "신문에 게재되는 모든 기사에 대한 취재 기획회의부터 취재, 사진촬영, 기사작성 등 취재와 관련된 모든 활동을 27명의 신문부원이 직접 하고 있어 학우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신문을 만들 수 있는 것 같아요"라고 했다.

이어 "독자들(학생들)이 원하는 기사를 싣다 보니 그만큼 호응도도 높죠. 해담휘루에 실리는 모든 이야기들은 바로 우리 부천여고 학생들의 이야기거든요"라고 귀띔했다.

강명옥(32·여) 신문부 담당교사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학생들이 신문에 담았다는 것이 높이 평가돼 경기도 대표로 선정된 것 같다"며 "취재부터 신문제작 모든 과정을 학생들 스스로 해결해 내는 모습이 가장 자랑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