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2010년 남아공월드컵 축구대회 아시아지역 3차 예선을 앞두고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찾기 위한 숨가쁜 행보를 펼치고 있다.
축구협회는 외국인 감독을 우선 영입한다는 원칙을 정했고, 가삼현 축구협회 사무총장이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대상자들과 협상을 벌이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축구협회는 공식적으로 차기 대표팀 감독 협상 대상자들의 명단에 대해 '비공개 원칙'을 정했지만 축구계 안팎에서 후보자들의 이름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현지 협상은 사전 정지작업을 90% 이상 마친 상태에서 이뤄지는 게 통상적인 만큼 조만간 사령탑이 확정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유력한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는 후보군은 제라르 울리에(60.프랑스) 전 리옹 감독과 마이클 매카시(48.아일랜드) 울버햄프턴 감독, 모르텐 올센(58.덴마크) 덴마크 대표팀 감독 순으로 압축되고 있다.
◇ '지장(知將)' 울리에
프랑스 출신의 제라르 울리에 감독은 1985년 랑스를 유럽축구연맹컵(UEFA)에 진출시키고 이듬해 파리생제르맹을 프랑스 1부리그 우승으로 이끌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2살 때 고향 마을 인근의 위케이어(Hucqueliers) 클럽 유소년팀에서 볼을 찼던 울리에 감독은 프랑스 릴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영국 리버풀에서 교편을 잡았던 독특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늦은 나이에 위케이어와 르 투케(Le Touquet) 클럽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현역 시절을 보낸 울리에 감독은 1973년 르 투케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고 본격적인 감독 수업을 시작했다.
울리에 감독은 1982년부터 세 시즌 동안 랑스를 이끈 뒤 1985년 파리 생제르맹으로 자리를 옮겨 프랑스 1부 리그 우승을 이끌어낸 지도력을 바탕으로 1992년 프랑스 대표팀 사령탑에 올랐다.
하지만 울리에 감독은 프랑스가 1994년 월드컵 본선진출에 오르지 못하면서 '실패한 감독'이라는 불명예를 떠안았지만 대표팀 기술고문 자격으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우승에 도움을 주면서 특별 메달을 받기도 했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 내는 재능을 가졌다고 평가받는 울리에 감독은 2000-2001 시즌 리버풀의 리그컵-FA컵-UEFA컵 동시 석권을 이끌고, 올랭피크 리옹을 두 시즌 연속 챔피언에 올리면서 명장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 '카리스마' 매카시
현재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울버햄프턴의 감독을 맡고 있는 마이클 조셉 매카시 감독은 잉글랜드 반즐리에서 태어났지만 아일랜드 출신 아버지 때문에 1984~1992년(A매치 57경기 2골)까지 아일랜드 대표팀 중앙수비수로 활약했다.
매카시 감독은 1992년 밀월(잉글랜드) 사령탑을 시작으로 1996년 37살의 젊은 나이로 아일랜드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뒤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아일랜드를 16강으로 이끌면서 차세대 명장으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2002년 한일월드컵을 치르면서 당시 팀의 주축 멤버였던 로이 킨(현 선덜랜드 감독)이 감독의 준비 부족을 비판하자 첫 경기를 앞두고 귀국시킨 대쪽같은 성격으로 유명해졌다.
그러나 매카시 감독은 2002년 한일월드컵 16강 진출의 성과에도 불구하고 부실했던 준비 과정이 드러나면서 아일랜드축구협회로부터 사임을 종용받아야 했다.
결국 특정 선수에 대한 고집스런 기용과 전술적인 비판 속에서 2004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04) 예선 성적부진으로 2002년 11월 사령탑에서 내려왔다.
2003년 3월 2부리그 강등 위기에 빠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선덜랜드의 사령탑을 맡은 매카시 감독은 2004-2005시즌 챔피언십 우승으로 팀을 프리미어리그로 끌어올렸다.
하지만 2005-2006 시즌 성적부진으로 해임된 매카시 감독은 대표팀 사령탑 시절에 '악연'을 맺었던 로이 킨에게 지휘봉을 넘긴 뒤 지난해 7월 챔피언십 울버햄프턴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 '스타플레이어 출신' 올센
모르텐 올센 감독은 현역 시절 덴마크 대표팀 수비수로 선수로 1970~1989년까지 A매치 102경기에 나서 덴마크 사상 첫 '센추리 클럽(A매치 100경기 이상)'에 가입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 사령탑이다.
1990년 1월 덴마크 브뢴비IF 클럽의 사령탑을 맡아 두 시즌 연속 우승으로 이끈 올센 감독은 1992년 독일 분데스리가 FC쾰른을 맡아 강등 위기에서 구해내는 지도력을 발휘,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1996년 네덜란드로 방향을 바꾼 올센 감독은 아약스를 1997-1998 시즌 챔피언에 올리고 더치컵까지 챙기면서 2관왕에 올렸다.
아약스를 그만둔 올센 감독은 2000년 덴마크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2002년 한일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뒤 4년 연장 계약을 맺었다.
덴마크축구협회는 올센 감독이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진출에 실패했음에도 2010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 등 전폭적으로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올센 감독은 자신이 맡았던 프로팀에서 선수 또는 구단 관계자와 불화로 임기를 끝까지 마치지 못한 채 도중에 해임되는 희한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 후보 '그들은 누구?'
입력 2007-11-28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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