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 민심의 풍향계로 인식돼온 수도권은 올해 대선에서도 어김없이 판세의 흐름을 결정지을 '승부처 중 승부처'다.
대한민국 전체 인구의 절반(행정자치부 추산 1천821만명)이 몰려있는데다 중앙정치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대선 축소판'으로서의 의미가 크다.
특히 과거 대선 때와는 달리 지역·이념·세대 등 전통적 대결구도가 약화되는 추세여서 수도권이 갖는 '전략적 가치'는 더욱 커졌다는 분석이다. 그만큼 각 후보진영이 수도권 승부에 거는 기대가 절대적이다.
범여권은 전통적 지지층으로 꼽히는 수도권 30∼40대의 지지를 되찾아 막판 대반전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주력할 태세고, 과거 대선 때 이 지역에서 열세를 겪어온 한나라당은 현 정권에 냉담한 지역민심을 집중 공략해 '대세론'을 다지는데 전력투구한다는 입장이다.
일단 수도권의 초반 판세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독주하고 있는 전국적 판세를 그대로 축소시켜 놓고 있다. 지금까지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보면 이 후보는 40% 안팎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20% 안팎, 신당 정동영 후보는 15%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며 추격전을 펴고 있다.
전반적으로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범여권 후보들의 저조한 지지율로 이어지고 있고, 한나라당과 보수진영 후보는 그 반사효과를 누리는 한편으로 정책수행능력과 경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관전평이다. 그러나 외견상의 지지율 흐름과는 달리 수도권의 중산층과 화이트칼라층 사이에서 '부동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당초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던 이들 지지층 내에서 이탈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지지후보를 바꿀 수 있다는 여론이 부상하면서 돌출변수의 등장에 따라서는 판세가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수도권의 부동층이 20%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정치컨설팅사인 폴컴의 이경헌 이사는 "일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두주자인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20대와 30대에서 20%대로 내려앉았고 40대에서도 30%대 중반으로 내려왔는데, 이는 일종의 변화신호로 볼 수 있다"며 "다음주에 가면 현재의 판세에 상당한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선과 수도권
입력 2007-11-2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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