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장류를 만드는 안성 서일농원은 최근 개봉한 영화 '식객'의 배경으로도 유명해진 곳이다.
이곳에서 20여년이라는 긴 시간을 오로지 한국 전통의 장맛을 추구해온 사람이 있다. 서분례 원장, 우연히 시작한 일이 사업이 되고 일가(一家)를 이루었다.

수천개의 장독에 담긴 된장과 간장, 고추장과 장아찌가 제맛을 찾아가는 동안 서 원장은 이미 장인이 돼 있었다.

서 원장은 본래 여행사를 운영했었다. 사업을 하며 조금씩 모아놓은 재산으로 양로원을 하나 지으려는 생각에 안성에 내려온지 20년.

남은 땅을 이용해 콩 농사를 지었다.

"1년 농사를 지으니까 콩 5가마 정도 얻을 수 있었다"면서 "가족들과 맛있는 장이나 담가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메주를 만들어 간장, 된장을 담그고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주었더니 반응이 너무나도 좋았다"고 말한다.

현재 10만㎡ 나 되는 넓은 땅에 빼곡히 들어차 있는 장독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일이 닦고 들여다보고 맛을 본다.

서 원장은 "우리 것이 가장 좋은 먹거리고 웰빙이다, 슬로푸드다 하지만 예로부터 우리가 먹어온 게 바로 최고의 건강식"이라고 강조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장은 전국의 백화점이나 대형매장에서는 구할 수 없다.

서 원장은 "전통방식 그대로 만들기 때문에 최고의 맛을 자부할 수 있다"면서 "이곳에 직접 찾은 고객들에게 다 팔려나가기 때문에 백화점이나 시장에다 팔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서 원장의 명성은 날로 높아져 이제는 학계에서도 된장에 일가견을 가진 인물로 통한다. 식품관련 학회에도 자주 참여하고 있고 국립암센터에서 전통식품의 항암효과에 대해 강연하는 유명 강사도 됐다.

"우리나라는 몸에 좋은 발효식품의 종주국이다"고 강조하는 서 원장은 "국내 뿐만 아니라 전세계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우리 고유의 전통뿐이고 이를 잘 계승해 나갈때 세계적인 명성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서 원장은 맛있는 장 담그는 비법을 설명해주었다.

"국산 메주콩을 가마솥에 삶아 메주를 만들고 2년간 숙성기간을 거치면서 콩물을 보충하고 불순물을 제거한다. 최고 품질의 천일염을 3년간 묵혀 간수를 빼내 사용하고 절대 인공 감미료는 사용하지 않는다."

서 원장은 여기에다 한마디 덧붙였다. "장 담그는 방법은 똑같지만 오랜 시간을 거치는 동안 한결같이 지극정성을 들이느냐 않느냐에 따라 맛은 천지 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