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 교문 앞 큰 돌에는 "인자의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라 섬기려 하고 남의 대속 물로 주려 함 이니라"고 쓰여 있었다. 마태복음 말씀으로 기억 된다. 섬김의 리더십(servant leadership). 그 시절엔 무슨 뜻인 줄 몰랐고, 세월이 지난 지금에는 그럴 수 있을까? 그런 지도자가 있을까? 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먼저 남을 섬겨야만, 섬기면 섬길수록 진정한 지도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 그러나 섬김의 대상으로가 아닌 다스릴 대상으로 군림하는 지도자가 대부분일 것이다. 리더십(Leadership) 보다는 헤드십(Headship)의 지도자가 더 많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구성원이 자발적으로 집단 활동에 참여하여 이를 달성하도록 유도하는 능력을 말하고, 헤드십은 구성원의 자발적 협력에서가 아니라 권력의 조직화된 체제에서 비롯된다. 즉 리더십과 헤드십의 차이는 '섬김의 정신'에 있다. 섬기는 자만이 섬김을 받는다. 궂은 일을 마다않고 진정으로 구성원과 마음을 나누며 섬기고 이해하며 반대자까지도 포용하는 것이 바로 리더십이다.

어원상 리더십이란 '먼지를 뒤집어쓰는 것'이라 한다. 이 나라를 위해 진정 먼지를 뒤집어쓸 리더가 누구인지 요즘 부쩍 고민이 심해졌다. 저마다 이 나라, 이 백성을 위해 섬김을 다하겠다지만 흠뻑 먼지를 뒤집어쓸 지도자를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작금의 상황에서 정치·경제·사회 그리고 국제관계 등 우리를 둘러싼 난제가 쉽사리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어렵지 않은 시절이 언제 있었는가? 어느 때나 위기다. 그러나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것은 지도자의 몫이다.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의 지도자를 만드는 몫은 바로 우리들의 몫이다. 서로 섬기며 섬김을 받는 나라, 섬기는 자와 섬김을 받는 자가 함께하면 즐겁다.

/문화커뮤티케이터·한국외대 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