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경기도 문화의 전당에서는 스크루지로 알려진 찰스디킨스의 원작 '크리스마스 캐롤'을 각색한 가족뮤지컬 '구두쇠 고두쇠'가 열렸다.
이 뮤지컬의 줄거리는 '하룻 밤 꿈' 만큼이나 단순하다. 수전노처럼 살아왔던 고두쇠 영감이 과거부터 미래까지의 여행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게 된다는 내용이다. 태어날 때부터 구두쇠 일순 없는 고두쇠의 과거는 그를 '돈'에 노예로 만들게 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돈이 없어 끝내 수술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신 어머니부터, 돈이 없어 할 수 없던 공부, 그리고 돈 때문에 헤어진 애인까지, 어느것 하나 고두쇠를 돈으로 부터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 그러한 돈은 단지 하나의 '악'으로 비춰질 뿐이다. 그 악에서부터 '선'을 찾는 것은 결국 자신의 죽음을 냉대하던 사람들을 만난 미래에서다. 그리고 그 '선'은 조카손녀 성아의 편지 "할아버지는 본래 나쁜사람이 아니다"라는 글을 보고 아무도 만나지 않고 돈과 함께 하려했던 그의 크리스마스는 결국 성아를 찾아가면서 행복을 얻는다.
이 이야기에는 4명의 천사가 등장해 고두쇠를 이끈다. 우스꽝스러운 표정과 행동이 연극의 재미를 덧붙여 주면서도 각종 도구를 이용한 연기가 보는이들의 흥미를 더해준다.
또한 큰 특징의 하나는 손동작이 만들어내는 작은 인형극으로 고두쇠의 과거와 미래를 표현하는데 이 작은 인형은 관객을 뮤지컬로 몰입하게 만든다. 관절인형의 세세한 동작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관객의 눈동자는 더욱 커진다. 거기에 배우들의 목소리와 조명도 한몫을 한다.
그러나 이번 뮤지컬은 곳곳에서 스토리가 정체되는 느낌을 주어 아이들 관객의 몸을 가만두지 못햇다. 가족뮤지컬을 내세웠지만 아이들에게는 지루함을, 어른들에게는 무언가 빠진듯한 허전함을 준 것 같아 조금은 아쉬웠다.

이번 뮤지컬을 기획한 두부기획은 아동극 연출이 전문이다. '좋은 공연은 밝은사회와 아름다운 어른을 만듭니다'라는 그들의 슬로건은 극단의 성격을 말해준다. 연극의 주제를 부모님과 자녀가 이야기 해볼 수 있는 대화의 시간을 부여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1994년 '푸른소극장'으로 시작한 그들은 올해로 딱 13년을 맞이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는 또 다른 작품을 통해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