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년(戊子年)' 새해가 밝았다. 앞으로 8개월만 지나면 13억 중국 대륙은 '스포츠 대제전' 제29회 베이징하계올림픽으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새해를 맞은 중국인들은 이번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현재 곳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에 몰두중이다. 스포츠 강국은 물론 경제, 문화 등에서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베이징 올림픽 현장을 돌아봤다.


#베이징은 아직도 공사중
중국 베이징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든 느낌은 어린 아이가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곳곳에 거대한 건물들의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었고 이로 인해 하늘은 온통 뿌연 먼지로 가득했다. 하지만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변모하고 있었다. 이곳 현지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자고 나면 건물이 하나씩 늘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만큼 중국은 올림픽을 계기로 국민들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경제적 이익을 통해 세계 속의 최강국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속셈이다.

이런 가운데 도심 곳곳에서 한국 자동차를 볼 수 있었다. 특히 베이징은 이번 올림픽을 기념해 택시 전량을 교체했는데 북경현대기차가 생산한 아반떼 택시의 시장점유율이 65%를 육박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이하 조직위)는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기 위해 20만명의 국내·외 자원봉사자들을 모집했는데 지난해 말 56만명이 넘게 신청하는 등 관심이 집중됐고 경기장 티켓도 벌써 대부분이 팔려 나갈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그동안 올림픽을 개최한 국가들이 각 경기장의 관중들을 모으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해왔지만 자국 경기가 아닌데다 비인기 종목에선 관중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하지만 이번 베이징 올림픽은 전 경기가 모두 꽉찬 관중으로 채워진 가운데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조직위는 국민들의 올림픽 관심을 높이기 위해 중국은 베이징 시내 곳곳에 올림픽 개최일(D-Day) 전광판을 설치했고 관공서 및 공중 장소, 공항 등에 올림픽 관련 책자 및 기념품 등을 마련해 놓았다.


#경기장 현황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 시설은 신축경기장 12개, 증축 경기장 12개, 임시경기장 8개, 독립 훈련시설 45개이다. 조직위는 총 2천800억위안(한화 약 33조원)을 투자해 일명 '새 둥지(Bird's Nest)'로 불리는 '궈자티위창(國家體育場)'을 비롯해 12개 경기장을 신축하고 12개 경기장은 증축중에 있으며 선수촌과 메인프레스센터(MPC) 등 45개 올림픽 시설물 건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새둥지처럼 보인다고 해서 중국말로 냐오차오(鳥巢)라는 애칭을 가진 주경기장은 편안하고 안락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주경기장은 면적이 25만6천㎡로 길이 330, 높이 68의 큰 규모를 자랑하며 9만1천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다. 강철 골조만 4만2천톤이 투입됐다.

올림픽의 중심 축은 서울 방이동에 자리한 올림픽공원과 흡사한 올림픽 공원. '올림픽 그린'이라고 불리는 이 곳은 베이징 중심부에 있는 쯔진청(紫禁城)에서 정북쪽으로 12㎞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그 규모는 쯔진청(72만5천㎡)의 9배인 680만㎡에 달한다.

베이징 외곽을 잇는 순환도로인 4환(環)과 5환사이에 걸쳐있는 올림픽그린에는 개·폐막식, 육상, 축구결승전이 벌어지는 주경기장을 비롯해 수영경기장, 체조경기장 등 주요 경기장 10개가 몰려있고 선수촌, 기자촌, 메인 프레스센터, 국제방송센터(IPC) 등 주요 시설이 집중돼 있다. 주경기장 맞은 편의 수영경기장인 국가수영센터의 건물도 외양이 독특하다. 태양열 에너지로 수영장에 열을 제공하게되는 수영경기장은 직육면체의 반듯한 물기둥이 솟아오른 듯한 독톡한 외양으로 '물입방체'(water cube)라는 별명을 얻었다.

리듬체조가 열리는 국가실내체육관은 지붕에 총 1천214개의 태양열 전지판을 설치, 2만㎡의 지하에 전기를 공급한다. 1950년대 중국 10대 건축물중 하나였던 공인 체육관은 권투경기를 위해 리노베이션이 한창이다.

또 베이징에 집중된 31개 경기장 이외에 칭다오(靑島) 요트경기장, 홍콩의 승마경기장과 톈진(天津), 친황다오(秦皇島), 선양(瀋陽), 상하이(上海)의 4개 축구 예선경기장 등 6개 경기장이 전국에 분산돼있다. 모두 37개의 경기장에서 올림픽을 치른다.

메인 스타디움과 삼림공원을 각각 앞 뒤에 둔 선수촌은 2만여명에 달할 각국 선수, 코치, 임원진의 보금자리로 6층짜리 22개 동과 9층짜리 20개 동으로 구성돼있다. 올림픽 개막 10여일전 문을 열 선수촌은 37만㎡ 규모로 숙소용 아파트, 병원, 식당, 다기능 도서관, 위락센터, 레저·운동센터 등이 있다.


#미리보는 베이징 올림픽

'하나의 세상, 하나의 꿈(One World, One Dream)'.
오는 8월8일 베이징시 북쪽에 위치한 궈자티위창. 여기서 제29회 베이징하계올림픽은 개막식을 갖고 17일 동안 열전에 들어간다.

'하나의 세상, 하나의 꿈'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이번 올림픽은 중국이 명실상부 세계 최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한 대회다.

지난 1993년 올림픽 유치에 나섰다가 호주 시드니에 아쉬운 패배를 당했던 베이징은 2001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재도전에 나서 캐나다 토론토와 프랑스 파리를 따돌리고 힘들게 개최권을 획득했다

조직위는 올림픽 개막 전부터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 위해 역대 최장거리 성화봉송을 펼친다.

우선 3월26일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채화될 성화는 31일 베이징에서 공식 봉송에나서 130일동안 5대륙을 거치는 13만5천㎞의 대장정에 나설 계획. 진한 붉은색과 밝은 은색을 기본 색상으로 전통 두루마리 족자와 구름을 형상화한 성화봉 '약속의 구름(Cloud of Promise)'은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넘어 티베트에 도착할 예정이며 서울과 평양, 대만에서도 봉송 행사를 갖는다.

아시아에서는 1964년 도쿄올림픽, 1988년 서울올림픽에 이어 세 번째로 열리는 이번 대회는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최고의 기량을 지닌 선수 1만500여명이 참가해 28개 종목에서 302개의 금메달을 놓고 결전을 펼치게 된다.

어느덧 '아시아의 공룡'으로 떠오른 중국이 미국을 꺾고 최초로 종합 1위를 노리는 가운데 한국은 금메달 10개를 수확해 2회 연속 종합 10위 진입을 지상목표로 잡았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훈련 모토를 내걸고 일찌감치 올림픽 체제에 돌입한 태릉선수촌은 전통적인 메달밭인 양궁과 태권도에서 각각 2개 이상씩, 펜싱과 레슬링, 역도, 수영, 사격, 탁구, 배드민턴, 유도 등에서도 금메달을 바라보고 있다. 특히 세계수영의 '기린아'로 성장한 박태환(경기고)이 베이징에서도 금빛 물살을 가를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하지만 한국은 전략 종목 중 탁구와 배드민턴, 사격, 역도 등에서 주최국 중국의 극심한 견제를 받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종합 1위를 노리는 중국은 육상과 수영 등 기초종목이 약한 탓에 미국을 넘어서기 위해선 구기와 투기종목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돼 노골적인 텃세 판정도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