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우리의 해'.

쥐띠 스포츠 스타들이 '2008 무자년(戊子年)은 나의 해'를 소리 높여 외치며 신년 벽두부터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스포츠 스타들 가운데 쥐띠는 30대 중반이 넘어서는 1972년 생들과 이제 막 20대 초반의 황금기를 누리고 있는 1984년 생들이다. 프로야구에선 김원형, 박경완(이상 SK), 정민철(한화) 등 노장 선수들과 고영민(두산) 등 차세대 스타들이 눈에 띄는데 이들은 올해 시즌을 앞두고 연일 고된 훈련을 이겨내고 있다.

지난 1991년 나란히 프로에 데뷔한 '단짝 배터리' 김원형과 박경완은 지난 시즌 우승의 감격을 쥐띠 해인 2008년에 다시한번 재현하겠다는 각오다. 지난 2000년 막내 구단으로 창단한 SK는 이들의 활약으로 2007년 정규리그 1위와 함께 창단 8년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다.

또 지난 2003년 11승을 올린 뒤 4년만에 두 자릿수 승리(12승)를 거두며 화려한 재기에 성공했다는 평을 들은 정민철은 프로에서 두 번째 맞는 쥐띠 해에 또 한번 날아오를 채비를 하고 있다.

지난해 생애 최고의 해를 보낸 고영민도 어느 정도 더 성장할지 지켜보는 일도 흥미롭다.

재치있는 플레이와 넓은 수비 범위로 2007 시즌 맹활약을 펼친 고영민은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일본과의 경기에서 선제 홈런 등 만만치 않은 장타력까지 선보이며 팬들로부터 2008년 기대치를 한껏 높여놨다. 2007년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은 그의 성장을 공인해준 상이 됐다.

프로야구에선 이들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는 가운데 축구 쪽에선 나란히 러시아에서 뛰게 된 이호(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와 오범석(사마라FC)이 쥐띠해의 기대주다.

딕 아드보카트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황태자'로도 불렸던 이호는 지난 시즌까지 이렇다할 활약을 하지 못해 국내 복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는데 새 둥지를 찾아 부활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사다.

또 2007년 12월 소속팀 포항과 갈등을 빚으면서까지 러시아로 진출하게 된 오범석은 우여곡절 끝에 잡은 해외 무대의 기회를 어떻게 살릴지 궁금하다.

농구는 역시 남녀를 대표하는 '동갑내기 스타' 이상민(삼성)-전주원(신한은행)의 존재가 절대적이다.

올시즌 삼성 유니폼으로 바꿔 입은 이상민은 시즌이 시작된 뒤 곳곳에서 '이상민 효과'를 실감케 하며 최고의 뉴스 메이커임을 입증해냈고 전주원 역시 어시스트 2위를 달리며 출산 후 5시즌 연속 어시스트 여왕 자리를 휩쓸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올해로 만 36세가 됐지만 아직까지 이들이 없는 농구장은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그 비중은 크기만 하다.

또 올시즌 프로농구 판에 신인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태술(SK), 양희종(KT&G), 함지훈(모비스) 등 '꽃미남 스타'들도 2008년 쥐띠 해에 생애 한 번 뿐인 신인왕을 차지하기 위해 여념이 없다.

배구에선 박경낭(KT&G)이 돋보인다. 2002년 슈퍼리그 신인상 출신인 박경낭은 지난 시즌 최하위에 그쳤던 팀의 주장을 맡아 초반 팀 6연승을 이끌고 있다. 라이트 공격을 맡아보고 있는 박경낭은 도로공사에서 이적해 온 세트 김사니와 환상의 호흡을 맞추며 올시즌 여자 배구 '돌풍의 핵'을 주도하는 중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해인 만큼 한국의 전통적인 금메달 밭에서도 쥐띠 선수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양궁에서는 2007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따낸 최은영(청원군청)이 기대주다. 아직 최종 3명의 올림픽 대표에 뽑힌 것은 아니지만 일단 8명의 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린 최은영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열린 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아픔을 베이징 금메달로 확실히 털어내겠다는 각오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은메달 이후 다시 한번 드라마를 준비하고 있는 남자 하키에서는 '골 넣는 수비수' 장종현(김해시청)을 꼽을 수 있다.

수비수를 맡아보면서도 페널티코너 전담 슈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장종현은 2007년 12월에 끝난 챔피언스트로피 대회에서도 7골로 득점왕을 차지했다. 챔피언스트로피 대회는 세계 6강만이 출전하는 수준 높은 대회였지만 장종현의 골 감각은 여전했다.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도 득점왕에 오르며 한국의 금메달을 이끌었던 장종현은 베이징 올림픽 메달과 득점왕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며 준비에 한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