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 인천 구간에서 발원한 하천들은 그 모든 것을 포괄하고 있다. 도심을 통과하는 하천은 예외없이 복개됐다. 인천시는 굴포천 등 5개 지방 2급하천에 대한 자연형하천조성공사를 하고 있지만 동시에 하천복개공사도 진행하고 있다. 도로가 필요하면 무조건 복개하고 있다. 국책사업으로 추진된 굴포천방수로 공사는 계양천을 발원지와 갈라놓았고, 귤현천은 극히 일부구간만 남았고, 시천천은 흔적도 발견할 수 없었다. 갯벌 매립은 검단천, 공촌천, 심곡천을 길게 늘였고, 그 주변에는 습지가 생겼다. 하지만 현재 이곳 습지는 청라경제자유구역 개발로 매립되고 있다.
또 다른 심각성을 보여주는 곳이 수원·용인을 흐르는 황구지천, 탄천, 오산천, 경안천 수계의 크고 작은 하천과 저수지였다. 크고 작은 택지개발 공사로 폐허가 돼 있었다. 하천마다 토사가 넘쳐 흘렀고, 철거된 건축자재가 하천 상류인 저수지로 흘러들어가기도 했다. 하천 물줄기위로 육중한 콘크리트 교각이 끊임없이 이어진 곳도 있었다.
한가지 점검할 게 있다. 어느덧 유행이 된 '생태하천'이라는 이름의 하천복원공사다. 인천시는 5개 하천 일부구간에서는 자연형하천조성공사를 하고 있다. 시흥 신천, 수원, 안양천 일부, 용인 지곡천 일부, 오산천, 탄천 일부, 정평천 등도 하천복원공사를 했거나 현재 공사 중이다. 그러나 안양천 수계 학의천 등 극히 일부 하천을 제외하고는 어김없이 이름만 생태하천이고 실제 내용은 조경공사였다. 또 원래 오염된 하천물은 지하로 빼고(차집) 전기로 별도의 물을 끌어올려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것도 전기와 약품을 이용해 맑은 물로 고도처리해서. 이마저도 아파트가 밀집한, '표 되는 곳' 부근에서만 이뤄지고 있다.
이런 방식의 하천 복원이 제대로 된 것인지 다시 한번 점검해야 할 때가 됐다.
사실 국가하천 5개를 포함한 지방2급 하천 70여개를 반년 동안 완벽히 조사하겠다고 하는 건 오만이다. 그냥 쭈욱 한번 훑어봤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감탄사 가 나올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 없지 않았다. 어김없이 인가가 없고, 차량통행이 제한되는 곳이었다. 하지만 그런 곳에서도 어김없이 '○○개발예정지'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었다. 어쩌면 도심하천에서 풍기는 악취는 인간이 만든 각종 배설물 때문에 하천이 내는 신음소리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