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 금고 운영 관련 조례가 경쟁입찰로 전환돼 지난 34년간 사실상의 수의계약을 통해 자금 운영을 독점해 왔던 농협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전망이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행정자치부의 지침과 함께 시 금고 운영의 안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입찰을 통한 금고 지정을 내용으로 하는 조례 제정안을 지난 9일 입법 예고했다.

오는 30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하는 이번 조례안은 금고 지정을 경쟁입찰 방식으로 했고, 금고 약정기간 3년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금고지정시 심의위원회를 두도록 했다. 또 금융기관의 신용도와 재무구조의 안정성, 대출 및 예금금리 수준, 시민 이용편의성 등 5개 평가기준을 정했다.

안양시의 일반 및 특별회계 예산은 도내 31개 기초자치단체 중 수원시를 제외한 30곳의 금고를 장악하고 있는 농협이 34년째 관리해 오고 있으며, 약정기한은 올 연말까지다. 안양시는 그동안 안양시의회와 지역 시민단체들로부터 경쟁입찰을 통한 금고 지정을 꾸준히 요구받았으나 시장 고유 권한이라는 이유를 들어 외면했다.

한편 행자부가 2006년 5월 제정한 '지방자치단체 금고 지정 기준'에 따라 금고 계약기간 만료를 앞둔 수도권지자체들이 잇따라 수의계약 대신 경쟁입찰 방식을 택하게 돼 금융업계의 치열한 금고 유치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