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은 '짝꿍상품'들이 유통가를 점령하고 있다.
천생연분이 따로 없을 만큼 함께 일수록 빛을 발하는 상품이 있는가하면, 비인기 상품의 보완 역할을 톡톡히 해주는 고마운 짝꿍도 많다. 또 어울리지 않는 듯한 상품들의 짝짓기는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덕분에 짝꿍상품은 소비자들에게는 쇼핑의 재미를 더하고, 업계에는 매출 상승효과를 선물하고 있다.

유통업체 사이에선 짝꿍마케팅이 경쟁 아이템으로 등장해 한바탕 전쟁이 치러지고 있다. 앞다퉈 출시된 짝꿍상품에는 업계마다 차별화 전략이 묻어나 때론 짝꿍상품을 통해 사회분위기와 트렌드를 읽을 수도 있다. 이젠 혼자 덩그러니 판매되는 상품을 보면 요 녀석과는 어떤 상품이 속궁합이 맞을지 고민스럽다.

소비자의 감성을 건들며 제대로 어필하고 있는 짝꿍상품. 그 세상 속으로 들어가 보자! <편집자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짝꿍상품
동원F&B가 대형마트에 판매 중인 골뱅이 캔(400g)에는 골뱅이 무침용 소면이 찰떡처럼 붙어있다. 술안주용으로 인기가 높은 골뱅이무침을 가정에서도 편히 조리해 먹을 수 있도록 짝꿍 상품이 구성된 것이다. 골뱅이 캔 하나와 여기에 딸린 소면(300g) 한 봉지면 3명을 충족시킬 수 있는 골뱅이무침 안주가 탄생한다.

이마트 인천점 판매사원은 "초창기에는 짝짓기 상품으로 긴 국수가 출시됐으나, 소비자의 기호를 파악해 국수 길이가 줄어들었다"며 "소비자 만족도를 고려해 상품을 보완하니 더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식 전문 업체 일동후디스는 대형마트에 출시한 분유와 베이비 주스에 물티슈(50매)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물티슈는 감염 방지를 위해 은 나노 기술로 처리됐다. 짝꿍상품에도 업계의 정성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식품업체 청정원은 대형마트에서 판매 중인 '맛 선생' 조미료 구입자들에게 자사의 국물상품인 '국 선생'을 제공한다.

추가로 제공되는 국 선생이 1천500원에 해당하지만, 상품을 묶어 판매하면서 구매 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계절을 겨냥한 이색 짝꿍상품도 있다. 시리얼 제조업체 켈로그는 콘푸로스트(570g) 구입 시 귀마개, 무릎담요 등의 난방소품을 증정한다.

이마트 인천점 쇼핑객 주모(40·여·남구 주안동)씨는 "날씨가 쌀쌀해 안 그래도 구입하려던 겨울 소품을 무료로 받게 되니, 쇼핑하면서 선물 받는 기분"이라며 "주부들은 쇼핑할 때 묶음 판매되는 상품에 눈길이 가 선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불꽃 튀는 전쟁 속 짝꿍상품
짝꿍상품은 경쟁도 치열하다.
제품별 경쟁사를 의식한 듯 유사 짝꿍상품 출시가 단연 눈에 띈다.
가장 치열한 곳은 맥주시장이다.

하이트맥주는 640㎖맥주 12개 들이 상품 구입 시 미니 새우깡 세 개를 증정한다. 카스는 같은 용량의 자사 상품 구입 고객에게 땅콩(30g) 세 봉지를 준다. 오비맥주는 캔 맥주(500㎖) 6개 세트 구입 시 키세스 초콜릿을 덤으로 제공한다.

어느 안주가 맥주와 더 잘 어울리는지는 소비자의 판단에 달렸다.
차(tea)시장의 경쟁도 만만치 않다.

커피 전문 업체 맥심은 커피믹스 180개들이 한 상자에 고급수저케이스 또는 4종 접시세트를 붙여 판매하고 있다. 또 리필용 500g 커피 구입자에게는 전자레인지용 강화유리찜기가 제공된다.

경쟁업체인 테이스터스초이스는 커피믹스 180개들이 상품에 3종 냉동용기세트 혹은 차이나접시를 붙여 판매에 맞서고 있다.

제과업체는 자사별 제품 2~3가지를 짝꿍상품으로 묶어 짝꿍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롯데제과는 카스타드 구입 시 칸쵸와 미니초코파이, 빼빼로 등을 함께 주고, 오리온은 카스타드 구입자에게 후레쉬베리를 증정한다.

또 대형마트의 PL상품에도 짝꿍마케팅 열기가 옮아가 이마트 PL상품인 카스타드 구입고객도 칸쵸와 초코
 
 
파이 등을 함께 받을 수 있다.

홈에버 인하점 영업담당자는 "업체들은 신제품 홍보를 위해 시음·시식 단계를 시작으로 샘플증정, 짝꿍상품 개발 순의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의류를 뺀 상품 군 전체에서 짝꿍상품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들 사이 궁합 마케팅이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