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30일 오후 8시 '월드컵의 성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남미축구 다크호스 칠레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번 친선경기는 지난해 7월 아시안컵에 출전했던 베어벡호에서 5명을 빼고 전원을 교체한 허정무호의 능력과 색깔을 시험할 첫 무대다.

칠레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5위로 한국(41위)보다 네 계단 아래지만 강호들이 득실대는 남미에서 중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강호다.

허정무호로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까지 2년 넘게 시간이 남았지만 다음달 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아시아 3차 예선 첫 경기로 시작된다.

한눈을 팔고 있을 틈이 없는 셈이다. K-리그 시즌이 끝나 선수들의 몸 상태가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새로 뽑은 8명의 태극전사를 비롯해 국내파로 먼저 정면 돌파를 해야 한다.

축구대표팀의 오랜 골 가뭄도 해소해야 한다. 대표팀은 지난해 7월 18일 2007 아시안컵 조별리그 인도네시아전에서 김정우가 전반 34분 골을 뽑아낸 이후 무득점에 그치고 있다.허정무호는 이번 친선경기에서 전술 실험도 병행한다.

전반엔 스리백(3-back), 후반엔 포백(4-back)으로 바꿔 새 대표팀의 최적 포메이션을 결정할 계획이다.

공격 선봉에는 올림픽호 전지훈련을 끝내고 합류한 박주영(서울)과 '새얼굴' 조진수(제주)가 주전조의 전반 투톱으로 예상되며 '패트리어트' 정조국(서울)과 염기훈(울산)은 비주전조의 공격 듀오로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미드필더진은 역삼각형 형태로 김남일(빗셀고베)과 대표팀 막내 구자철(제주)이 공격형 역할을 맡고 조용형(성남)이 스리백 중앙 수비의 바로 앞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좌우 측면에는 이종민(울산)과 박원재(포항)가 먼저 나서고 김치우(전남)와 조원희(수원)가 출격명령을 기다린다. 수비진을 스리백으로 쓰게 되면 강민수(전북), 황재원(포항), 곽희주(수원)가 저지선을 쌓는다. 수문장에는 베테랑 김병지(서울)가 나설 전망.

후반전에 포백이 되면 김치우와 조원희가 좌우 양쪽 풀백으로 가고 곽태희(전남)와 조성환(포항)이 중앙 수비를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