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말 인천의제21실천협의회가 인천의 관광코스 21개를 선별해 책자로 엮은 '인천을 탐하라'를 발간했다. 지역 관광지들을 산별적으로 소개하던 기존의 책자와 달리 하나의 주제에 맞춰 코스로 연결했다. 특히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코스는 일반 시민과 관광 전문가, 대학교수 등이 10개월여간 발품을 팔아 선정한 만큼 사실성과 현장감은 단연 돋보인다. 책을 펴들고 인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영화와 드라마의 무대, 인천'이 인천 관광코스 제1선(選)이다. 드라마 '피아노'에서 배우 김하늘이 살던 인천 중구청 주변 일본식 집과 영화 '파이란'의 배경이 된 자유공원 광장, 드라마 '궁S'를 찍은 차이나타운 등이 하나의 코스가 되는 것이다.

영화에 이어 음악 들으며 인천속으로 들어가보자.
20~30년전 음반을 구하기 힘든 시절, 음악다방 DJ가 선곡해 들려주는 LP음반으로 음악을 들었다. '추억의 거리 신포동 음악카페' 코스는 음악다방의 추억을 되살린다. 인천에서 가장 오래된 재즈바 'Bottom Line(바텀 라인)'과 신청곡과 함께 시원한 생맥주 한 잔을 즐길 수 있는 'TANTRA(탄트라)', 자유공원에서 전망이 가장 좋은 카페며 '리여석 기타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들을 수 있는 '파랑돌' 또한 신포동 음악카페 약도를 따라 둘러볼 수 있다.

우리네 삶을 가장 잘 들여다 볼 수 있는 재래시장 또한 멋진 관광지다.
시장내 먹거리와 함께 하는 재래시장 기행은 또다른 낭만을 제공한다. 60~70년대 조성된 신포시장은 특유의 문화가 녹아있는 곳이다. 인천 신포동의 검색 1위는 '닭강정'. 1930년대 신포시장을 '닭전'이라 부른데서 연유한 음식중의 하나인데, 아직도 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그 옆집은 40년 전통의 튀김우동, 장어튀김이 유명한 '신신옥'이 있다. 아울러 신포우리만두와 칼국수, 공갈빵 등도 시장의 오랜 전통과 함께 한 음식들이다.

현재 국내에서 거의 유일하게 남아 있는 '차이나타운' 또한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이색 기행지다. 패루와 공자상, 삼국지 벽화, 북성동사무소, 한중문화관을 비롯한 9경(景)을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중국의 각 지역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1897년 기공식을 가진 한국 최초의 철도 기공지 도원역은 '배다리 일대 기행' 코스의 출발지다. 19세기 후반 세워진 우리나라 최초 사립학교인 영화학당, 한국전쟁 직후 형성된 헌책방 거리, 1960년대 서민상을 재현한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 등을 돌아 동인천역까지 도보로 인천의 역사를 둘러보는 매력적인 코스다.

거닐며 돌아보는 코스로 월미도도 있다. 인천역에서 월미문화의 거리, 월미산, 이민사박물관, 전통공원으로 이어지는 월미도 코스는 파도소리가 들리는 곳에서 노을까지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산과 바다를 파노라마식으로 마음껏 느낄 수 있는 곳.

'환경관련시설 즐기기' 코스를 밟으면 '미운 오리새끼의 화려한 변신'을 경험할 수 있다. 혐오시설인 송도자원환경센터에 마련된 종합스포츠센터, 교육 효과가 있는 가스과학관 등에 대한 이용 정보가 담겨 있다.

이밖에 관광코스 21선에는 '한남정맥 밟기', '문학경기장 즐기기', '인천박물관 기행', '도심속 포구 기행' 등 다양한 지역의 관광 자원이 속해 있다. 또한 각 코스에는 교통편, 연락처, 주변 맛집에 대한 팁(tip)이 포함돼 있다.

인천을 이해하는데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한 '인천을 탐하라'. 이 책은 관광객이 아니더라도 가족, 친구, 연인들이 지역 곳곳을 나들이함에 있어서 나름의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제 인천 속으로 직접 들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