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남자다워야 남자지'라는 코미디 프로그램에서의 유행어가 한창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강한 남자 콤플렉스'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혈기왕성한 남자를 꿈꾸는 이 시대 남자들의 고민을 대변하는 듯한 말이다. 과도한 업무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 음주와 흡연 등으로 남자들의 몸은 점점 망가져가고 있다. 특히 고지혈증과 간질환, 고혈압, 비만은 30~40대 남성들에게 성기능 약화를 초래한다. 이 때문인지 한창 나이의 젊은 남성들을 비롯해 40~50대 상당수가 나이에 맞지않은 성기능 장애와 갱년기 증세로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한다. 벌써부터 남성성(性)을 상실하고 고개 숙인 남자로 전락하고 있는 현대 남성들의 말 못할 고민들을 들어본다.

며칠전 빡빡한 근무시간을 쪼개어 회사 근처 병원을 찾은 김모(42)씨.

"요근래 들어 점차적으로 전신이 피로하고 체력이 달립니다. 게다가 머리는 멍하고 집중력도 점차 떨어지고 무엇보다 성적인 욕구가 크게 줄어들면서 부부 관계가 원만하지가 않아요. 전에는 안 그랬는데 정력도 감퇴되는 것 같고 횟수도 점차 줄게 되면서 부부 사이에 괜한 찬바람만 부네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요. 아직 한창이라고 생각하는데 갱년기라고 하기에는 너무 이르고 그렇다고 성기능 장애라고 하기에도 특별히 아픈 구석도 없고 몸이 이렇게 건강한데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걸까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또 한명의 이 남자. 영업사원인 함모(33)씨는 최근 남에게 털어놓지 못할 고민이 생겼다. 그는 언제부턴가 발기부전에 대한 걱정으로 머리속이 복잡해졌다고 한다. 특히 "영업 특성상 잦은 술자리와 불규칙한 식습관, 수면부족에다 10년 이상 피운 담배…. 이 모든게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털어놓으면서 한숨을 쉬어보지만 그러나 아직 30대 중반인 그는 발기부전을 스스로 납득할 수 없다는 표정을 보였다. 그의 고민은 계속된다. "한번은 아내와의 잠자리가 좋지 않고 나서 크게 말다툼을 벌인 적이 있고 며칠전에는 몰래 밤에 자위행위를 하다가 들켰는데 아내는 나를 무슨 변태인 것처럼 몰아세우기도 했다"며 "병원을 찾기는 부끄럽고 큰 병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으로 혼자서 고민만 하다보니 불면증에다 식욕도 떨어졌다. 무엇보다 기분이 항상 우울해 이러다 무슨 사고라도 치는게 아닌지 걱정이다"라고 하소연했다.

2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해온 박모(47)씨. 바쁜 일상과 십수년간 해온 술과 담배를 끊지 못하고 운동마저 게을리하다보니 뱃살은 넘쳐나고 체력은 떨어진데다 혈압마저 높아 그에게 부부관계란 관심밖의 일이 되어버린지 오래다.

얼마전 그는 한 공중화장실에서 볼일을 보다 우연히 벽에 붙어있는 스티커 문구를 보고 고민에 빠졌다. 발기부전 치료제로 알려진 '비아그라'를 구해준다는 광고문구였던 것이다. "가뜩이나 부부생활이 좋지 않은 상태인데 어느정도 효과좀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구입해 보려고 했는데 혈압이 높아 자칫 잘못되지나 않을까 걱정이 돼 망설였던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약을 써서라도 아내와의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집에 들어가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에 성빈센트병원 비뇨기과 하유신 교수는 "흔히 40대 이상의 남성 절반가량이 고민한다는 발기부전. 하지만 최근 조사결과에 따르면 20∼30대 젊은 남성의 발기부전도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기존에는 발기부전이 심리적인 것이라고 여기거나, 나이가 들면 반드시 생기는 현상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각종 환경적 요인과 식습관 등 복합적인 원인의 결과로 나타나고 있음이 밝혀지고 있다. 그중 무엇보다 몸 전체의 이상 징후로 여겨지는 경향이 크다. 이러한 발기부전의 문제는 바로 남성들이 부끄럽다는 생각에 제때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못한다는 점이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기도 한다.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은 아니지만 남성으로서의 존재감과 부부관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 적극적인 치료법으로 남성호르몬의 공급과 발기부전 치료약을 먹는 방법이 있다. 일부 사람들은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약제를 복용하기도 하는데 두통, 소화불량과 호흡 장애, 시각이상, 안면홍조 등의 부작용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 교수는 또 "발기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매주 2회 이상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며 "규칙적인 운동은 남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켜 성욕을 항진하고 기질성 발기부전의 원인인 고혈압과 비만을 방지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운동은 조깅이나 스케이트, 축구, 태권도, 수영 등 다리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종목이 효과적이지만 반대로 자전거, 승마 등 회음부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충분한 수면과 함께 담배, 술, 불필요한 안정제나 진통제, 인스턴트 식품은 성기능에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 발기부전

최근 보고에 의하면 40세 이후 성인 남성의 약 50%가 발기부전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약 30%는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의 증상을 가지고 있다. 성생활을 전혀 할 수 없을 정도로 완전 발기부전 사례는 전체 10% 미만이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가끔씩 발기에 문제를 겪는 사람들로 보면 된다.

흔히 발기부전이란 성행위가 불가능할 만큼 남성의 성기가 충분히 단단해지지 않거나 단단해지더라도 유지가 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보통 성 관계를 시도해서 4번 중 한번 꼴로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되면 발기부전을 의심해보도록 한다.

원인을 살펴보면 주로 신체적·정신적인 문제에 의해 발생하는데 신체적으로는 혈관이나 신경계, 호르몬 계통의 이상으로 인해 생긴다.

발기는 신경계·혈관계·내분비계가 함께 작용되어야 하는데 어느 한 계통이라도 이상이 생기면 정상적인 발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음경내로 혈액의 공급이 불충분하거나 혈관순환장애를 초래하는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흡연·골반 및 회음부 둔상 등은 문제가 될 수 있다.

또 혈관질환에서 굵기가 가는 혈관의 문제인 발기부전이 먼저 나타나고, 추후 협심증 심근경색 등 다른 혈관에도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발기부전은 다른 혈관 질환의 조기경보가 되는 경우가 있다.

반면 정신적 원인으로는 '이번에도 발기가 안 되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과 자기 억제, 죄책감, 스트레스 등을 들 수 있다. 그밖에 흡연·과음·비만·스트레스와 같은 생활습관도 영향을 미친다.

# 조루증

우리나라 남성 가운데 조루증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유달리 많다. 실제로 한국성과학연구소 조사 결과, 한국 성인 남성들 2~3명 중 한 명꼴로 자신이 조루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가운데는 자신이 조루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정력제나 남성호르몬 치료를 통해 조루를 이겨내고자 하는 사람들도 적잖이 많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잘못된 정력제 사용이나 호르몬 치료는 오히려 조루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조루는 성행위시에 만족할만한 시간동안 사정현상을 지연시킬 수 없는 상태를 말한다. 사실 만족할만한 시간의 길이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정확한 기준은 세우기 힘들지만 보통 질내 삽입 후 5분 이내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정을 빨리하면 조루라고 보고 있지만 최근에는 파트너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까지 넓게 보고 있다.

조루의 원인은 지나친 정신적 흥분, 음경이나 남성 생식기 부위의 극히 예민한 감각 등에 의해 유발된다. 또 지나친 신경불안적 요인으로 생기기도 한다. 이런 조루는 성관계 과정에서 상대방의 성적쾌감을 크게 떨어뜨리는 작용을 한다. 때문에 이를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해 정력제나 호르몬 치료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 실제 일부 남성들 중에는 조루를 방지하기 위해 술을 애용하는데 과다한 알코올 섭취는 복상사와 같은 위험에 처할 수 있다.

Q :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정자의 운동성이 크게 떨어져 있다고 판정을 받았습니다. 특별히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A : 정자의 운동성을 좋아지게 하는 방법은 음낭 부위를 차게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뜨거운 물로 자주 목욕을 하거나 높은 온도의 찜질을 즐기는 남성들의 경우 정자의 운동성이 대략 10% 가량 감소한다는 보고도 있다. 음낭을 차게 해줌으로써 정자의 운동성을 증가시켜 줄 수 있으며, 심한 경우에는 약물 투여로 운동성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이와함께 평소 몸의 활력을 유지하는게 좋다.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력을 보강해주면 정자의 운동성도 향상시킬 수 있다.

Q:우울증 약이 조루증에 효과가 있다는데 사실인가요?

A:남성들의 고민거리 중 하나인 조루증에 우울증약이 효능을 발휘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 심리적 요인에만 치료가 가능할 뿐 과민성 조루 등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조루증에 항우울증 약물이 효능이 있다는 것은 이미 수년전부터 연구결과로 입증돼온 사실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로 분류된 약물들이 조루증상이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인 긴장을 완화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처방되고 있다. 그러나 항우울제가 조루증에 효과가 있다고 해서 의사 처방없이 임의로 복용했다간 각종 부작용에 시달릴 수 있어 금해야 한다.

조루증 치료 중 약물 치료가 가장 간편한 방법 중 하나지만 치료효과가 단기적이며 복용을 중단할 경우 재발할 경우가 크다는 게 일단 단점이다.

특히 심리적 원인 외에 과민성 조루인 환자가 이 약을 임의로 복용할 경우 항우울제의 일반적인 부작용인 두통이나 오심, 손떨림, 어지러움, 나른함 등의 증상이 올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도움말:가톨릭의대 성빈센트병원 성기능장애 클리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