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일본의 최신예 이지스함이 어선과 충돌, 어부 2명이 실종된 사고와 관련, 일본 정치권에서 지휘 책임자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방위상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되고 있다.

   집권 자민당내에서는 아직은 이시바 방위상에 대한 문책 주장까지는 나오지 않고 있다. 그러나 방위상이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나서야 보고를 받는 등의 대응체제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적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당국의 조사 결과 이번 충돌 사고의 원인이 이지스함측의 부주의와 태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국민들의 비판이 방위성으로 집중되고 있어 방위상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도 점쳐지고 있다.

   야당측은 일제히 이시바 방위상이 이번 사고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책임을 추궁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중의원 안전보장위원회 등의 질의에서 여야간에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간사장은 20일 기자회견에서 "방위상의 책임이 당연히 크다. 과거의 비슷한 사고의 경험에 비춰서도 자리에 계속 있기는 힘들 것이다. 사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산당의 시이 가즈오(志位和夫) 위원장도 이날 실종 어부의 거주지인 지바(千葉)현 가쓰우라(勝浦)시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자위대가 바다의 룰을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방위상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후쿠시마 미즈호 (福島瑞穗) 당수도 "사람 목숨이 걸린 중대한 사고를 저질렀을 뿐아니라 국민에 대한 정보공개도 늦었다. 방위상은 책임을 지고 사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는 이시바 방위상에 대한 야당측의 사임 공세 등 인책론이 공공연히 나오고 있는데 대해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내각의 장래와 관련,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가운데 핵심 각료의 사임까지 겹칠 경우 임명 책임론까지 불거져 정권 운영이 더욱 힘들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교도(共同)통신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후쿠다 내각의 지지율은 35.6%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방위상의 사임은 지지율을 더욱 끌어내려 여권내 총리의 구심력을 약화시켜 '포스트 후쿠다'를 겨냥한 움직임이 촉발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방위성은 이지스함 충돌 사고와 이후의 보고 지연 등의 책임을 물어 해상자위대 막료장(참모총장)을 다음달 교체하는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사고는 당국의 조사 결과 이지스함이 충돌 12분 전에 어선을 육안으로 발견, 충돌을 피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자동 항해를 계속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새롭게 밝혀졌다. 방위성은 앞서 충돌 2분 전에야 어선을 육안으로 발견했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