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아트의 창시자이자 '비디오 아트의 미켈란 젤로'로 일컬어지는 백남준(白南準·1932~2006)의 작품 세계와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백남준 아트센터가 3년간의 공사를 끝내고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 22일 비공식으로 진행된 건물 완공 기념행사에서 이 센터 운영자인 경기문화재단은 참석한 큐레이터와 지역 문화·예술 관계 인사에게 센터 완공과 개관 의미를 설명했다. 특히 이날 백남준 선생의 조카이자 작품 저작권자인 켄 백 하쿠다씨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개관을 앞두고 있는 백남준 아트 센터를 미리 가봤다.

#백남준 아트센터는

▲ 백남준 아트센터 전경
총 공사비 360억원이 소요된 백남준 아트센터는 현재 완공이 된 상태이며 내부 마무리와 전시 계획 점검을 거쳐 오는 4월에 준공식을, 10월에는 일반인들을 상대로 정식오픈을 할 예정이다.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에 위치해 있으며 부지면적 6만9천358㎡에 연면적이 5천605㎡, 지하2층 지상3층으로 구성된 단독건물이다.

설계는 독일의 키르스텐 셰멜(Kirsten Shemel)이 맡았으며, 백남준이 생전에 피아노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벌였던 것에 착안해 건물 외관을 그랜드 피아노의 형상으로 만들었다.

센터가 오픈하면 미국 뉴욕에 있는 백남준의 스튜디오가 그대로 재현되고,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작품과 앞으로 제작되는 작품도 계속 구입하여 전시하게 된다.

또 백남준과 관련된 국제 심포지엄과 작품 특별전시회 등 다양한 기념사업이 펼쳐지고, 청소년과 우수 청년작가들의 교육 및 창작 공간으로도 활용될 예정이다.

백남준아트센터 건립사업은 2001년 백남준 본인과 경기도지사 간의 합의로 시작됐다.

글로벌한 마인드로 시대를 앞서나간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예술적인 성과를 집대성하고 국내외 예술가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이 비디오 아트, 나아가 미디어아트를 논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센터 설립이 추진된 것이다. 2001년 11월 아트센터의 건립기본계획이 수립되고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은 곧바로 사업에 착수했다.

#백남준 아트센터의 소장품

백남준 아트센터는 상설·기획전시실, 자료실, 창작 공간, 교육실, 연구실을 갖췄다. 전시관이 오픈되면 2002년부터 120억여원을 들여 수집해온 백씨의 'TV 물고기' 'TV 정원' '로봇 456' 등 비디오 아트 작품 67점과 회화, 비디오 기록물 2천여점을 선보인다. 그가 생전에 작품을 창작한 뉴욕 스튜디오의 일부를 그대로 재현하는 공간도 마련된다. 해외에는 이미 미디어 아트기관과 축제들이 그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MOMA는 현대미술관으로서 영화, 미디어작가들의 작품을 전시·보존해 오고 있다.

백남준아트센터 역시 이런 사례들을 참고해 국내를 대표하는 아카이브기관의 역할을 계획하고 있다. 센터는 이미 백남준이 40여년간 작업해온 비디오 아카이브 2천285점을 소장하고 있다.

현재 이 자료들을 활용하기 위해 비디오 분류와 디지털로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외 다른 기관과 연계해 백남준 비디오 아카이브뿐만 아니라 관련된 자료들도 수집할 예정이다.

# 백남준아트센터의 향후 계획

백남준아트센터는 당초 '백남준미술관'이란 명칭으로 불려 왔던 것을 개관을 앞두고 백남준아트센터로 명칭을 변경한 것이다. 건물이 사람들에게 단순히 미술전시만을 위한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지 않는 주최측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08년 2월 현재 센터 개관을 위한 개관준비팀이 구성중이며 개관프로그램은 백남준의 모든 것을 보여주면서 새로운 예술의 흐름까지 짚어줄 수 있는 내용으로 준비중이다.

박종강 경기문화재단 홍보위원은 "백남준을 모티브로 삼아 차세대 인물들을 이끌어 갈 백남준아트센터는 전문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며 "백남준아트센터를 거점으로 다양한 분야(큐레이터, 작가, 미술평론, 테크니션, 영화인 등)와의 연계를 통해 창조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적극적인 참여와 조언을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