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대안언론매체로서 가능성이 있을까? 최병성(45) 목사의 블로그(blog.daum.net/cbs5012)를 보자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는 2006년 12월부터 '쓰레기 시멘트' 문제를 지속적으로 자신의 블로그를 활용해 고발해 왔고 이를 미디어 다음의 블로거 뉴스에 보내왔다.

그리고 2007년 1월 29일 환경부는 다음에 개설한 환경부 블로그를 통해 환경부 시멘트 소성로 관리개선 추진 계획이라는 글로 이에 화답한다. 한 블로거의 글에 대해 환경부가 공식 답변을 한 셈이다. "현재 환경부는 쓰레기 시멘트에 합법성을 더 부여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했다가 전면 보류하고 민간합동조사단을 꾸리기로 했습니다. 재작년 4월부터 인터넷으로 논문과 과학사이트를 닥치는대로 다니며 자료 를 찾고 했던 고생이 싹 사라지는 것 같아요. 이제 쓰레기 시멘트를 고발한 발자취를 엮은 책까지 낼 예정이에요.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죠."

그가 '1인 미디어'인 블로그를 이용하게 된 계기는 기존 언론매체의 고발에 지속성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은 후다. 묵상하기 위해 떠났던 영월에서 분진 유출 사건을 접하게 됐기 때문이다. 현대시멘트 영월공장이 공장 가동에 필요한 대체연료로 사용하는 산업 폐기물을 소각하는 과정에서 대기오염방지시설인 집진기 고장으로 분진이 유출된 것.

이 사건과 맞물려 영월주민들이 아토피 등 피부병·후두암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를 돌린 것만 해도 수차례다. "다행히 한 언론에서 '시멘트 공장 밀집 영월 서면, 후두암 발병률 전국 평균 3배'라는 기사를 써주긴 했지만, 그걸로 끝이더라구요. 하고 싶은 말을 반복해서라도 고발하고 싶었는데 말이죠. 그러다보니 블로그에 눈을 뜨게 됐어요. 지면의 제약도 없고, 고발기사는 현장사진이 중요한만큼 사진도 얼마든지 많이 넣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가 블로그에서 '기자노릇'을 하기로 작정한 후, 그의 행보는 기자 뺨을 칠 정도의 집요함과 노련함 그 자체였다. 일본의 폐기물이 국내에 수입된다는 정보를 어렵사리 입수해 항구에서 밤새 배를 기다리기도 하고, 시멘트 공장에 잠입해 공장 앞에 쌓인 폐기물을 현장사진으로 확보했다. 이 뿐 아니라 자비로 국내 9개 업체의 시멘트 성분을 분석하고 영월 주민들의 모발을 검사해 납과 카드뮴이 몸에 상당히 축적됐음을 밝히기도 했다. 그런 그의 노력 덕분에 앞서 말한 결실 외에도 '미디어 다음 블로거기자상 대상' 수상, 환경재단이 선정하는 '2007 세상을 밝게 만든 10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전에는 언론사가 써주기만을 기다렸지만, 이제는 언제든 쓰고 싶은 것을 직접 쓸 수 있게 됐어요. 진실을 꾸준히 오랫동안 이야기하는데 가장 좋은 미디어 도구는 바로 블로그이니까요. 그래서 요즘 서산 천수만 간월호 오염문제에 대해서도 블로그를 통해 고발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요.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가 서산 분뇨처리장, 쓰레기매립장, 하수종말처리장 때문에 더럽혀지고 있거든요. 앞으로 제 블로그를 통해 이 문제를 꼭 해결할 겁니다. 지켜봐주세요."

■ 쓰레기 시멘트란?
철광석과 규석, 점토 등의 비싼 천연원료 대신 일본 등에서 들여온 폐타이어와 발전소 석탄재 등 값싼 산업폐기물을 석회석과 섞어서 쓴 것이다. 최 병성목사는 이 시멘트가 고온 소성 과정에서 암과 아토피의 원인이 되는 6가크롬을 다량 함유하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