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하태황기자·hath@kyeongin.com
'취업보다 창업이 좋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때아닌 창업 바람이 불고 있다. 취업은 어렵고, 취업을 한다해도 '88만원 세대'로 남을 바에야 남의 눈치 안보고 하고 싶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 이렇듯 청년들의 창업열풍 속에서 드물지 않게 성공사례들도 나오고 있다.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제공받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겹치면서 그만큼 창업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창출되는 것이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에서 퓨전주점인 '짚동가리 쌩주'를 운영하는 이인범(26·사진) 사장도 자신만의 노하우를 점포 및 고객관리에 적용, 20대 중반이라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어엿한 '사장님'의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군대 제대후 진로고민하다 창업 도전
■ 취업준비 대학생이 퓨전주점 사장이 되기까지
이씨가 퓨전주점을 창업한 것은 지난 2006년,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서다. 졸업후 통·번역대학원에 진학해 전문통역사가 되고 싶었던 그였지만 '피쉬 앤 그릴'이라는 주점을 창업해 어엿한 사장님의 자리에 오른 형을 보고 새로운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군대 제대하고 대학에 다시 복학한 후 고민이 많았던 게 사실이에요. 몇년만에 돌아온 학교에 다시 적응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고, 세살 차이가 나는 형의 성공에 자극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죠."

그는 이에 형의 도움을 통해 본격적인 창업 준비에 나서게 됐다. 이씨는 초기 창업인 만큼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운 프랜차이즈 업체를 찾았다. 이중 충남 아산지역 전통술인 짚동가리 술을 체인화한 퓨전주점인 '짚동가리 쌩주'를 알게 됐고, 수원에서도 가장 번화한 지역중 하나인 인계동에 가게를 임대해 영업을 시작했다. 그의 전략은 초반부터 적중했다.

전통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퓨전안주 등은 젊은층들을 단번에 사로잡아 성공의 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됐다.

"고급스런 전통주를 저렴하게 판매한다는 장점과 삽두루치기, 도토리묵 냉채 등 개성있는 안주들이 손님의 취향에 딱 들어맞았죠."


시작부터 영업까지 본사에서 철저관리
■ 프랜차이즈, 성공의 절반
그가 가게 문을 연지도 어느덧 햇수로 3년째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동안 고정고객을 확보하고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게 된 큰 역할은 아마도 '프랜차이즈'를 활용한 창업인 것 같다고 이씨는 회고하고 있다.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한 그는 누구보다 부담이 컸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형프랜차이즈 업체의 가맹점이 되자 회사의 지원을 통해 점포는 손쉽게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창업전 인테리어부터 주방설비, 가게 운영기법 등에 대한 본사 교육을 받은 그는 창업 후에도 지속적인 요리교육 등을 통해 요리주점 점주의 모습을 조금씩 갖춰나갔다. 또한 손님들이 가게에 대해 식상하다는 느낌을 갖기 전에 주기적으로 술이나 안주류의 신상품이 제공됐고, 계절에 따라 인테리어도 달리하면서 언제나 새로운 느낌을 갖게 했다. 이밖에 본사의 주기적인 홍보물 배포와 언론 노출도 창업을 처음한 이씨에게는 영업에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

물론 그의 노력은 창업 성공에 기본이었다.
자신이 젊다는 점을 최대한 활용, 주 고객층인 20~30대와 친구처럼 지내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고, 본사의 안주 메뉴 외에도 인계동점만의 특별함을 갖추기 위한 콘셉트를 창출해 낸 것도 성공의 한 요인이다.


"대형 프랜차이즈업체 설립하는게 꿈"
■ 젊다는 장점 활용, 더욱 큰 외식업체 창업이 꿈

이씨는 향후에도 프랜차이즈를 활용해 더욱 큰 외식업체를 경영해 보고 싶은 게 꿈이다.

"창업을 하고 장사를 해보니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죠. 하지만 노력한 만큼의 대가가 바로 돌아오고, 자유스럽게 일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앞으로도 취업보다 자신있는 분야에서 자영업을 하며 삶을 영위하고 싶어요."

그는 미래에 대형 패밀리레스토랑을 운영해 보고 싶은 야심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의 트렌드를 읽고, 그에 걸맞은 영업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씨는 얼마전부터 유통관리사를 비롯한 다양한 공부를 시작했다.

"창업 이후 젊은 힘과 자신감이 점포 경영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지 알게 됐죠. 이를 활용해 앞으로도 직장생활보다는 제 역량을 더욱 크게 활용할 수 있는 점포 운영과 함께 나만의 특성을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를 설립하는 것도 새로운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