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의 규칙에 의하면 윤달이 있는 해가 해당된다. 과연 입춘이 두번 있다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쌍춘년 소동이 일어난 병술년(2006년)은 7월에 윤달이 하나 끼었기 때문에 모두 385일이 된다. 양력으로는 2006년 1월 29일부터 2007년 2월 17일까지가 병술년이었다. 따라서 2006년 2월 4일과 2007년 입춘인 2월 4일이 모두 병술년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서 병술년에 입춘이 두번 들었다고 '쌍춘년'이라고 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쌍춘년에 결혼하면 길하다고 받아들여져 왔다. 그런데 그 당시 언론사들이 쌍춘년을 설명하면서 '200년만에 한 번 돌아오는'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곤 했었다. 그러나 이 모든 소동은 잘못된 정보에서 출발한 것이다. 쌍춘년은 200년이 아니라 2~3년마다 꼬박꼬박 돌아온다. 이는 간단한 달력 계산으로 확인할 수 있다.
1996년부터 2026년까지 30년간 음력 달력을 뒤져보면 1998년, 2001년, 2004년을 비롯 모두 11번이나 쌍춘년 현상, 즉 한 해에 입춘이 두 번 걸리는 일이 발생한다. 즉 3년에 한 번 꼴로 쌍춘년이 돌아오는 셈이다. 음력 설 날짜와 양력 입춘 날짜가 비슷한 시기에 겹치기 때문에 쌍춘년이 자주 돌아오는 것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도대체 200년에 한 번 돌아온다는 언론 보도는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일까.
한국언론재단 뉴스 데이터베이스(KINDS)에 따르면 국내에서 최초로 쌍춘년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때는 2006년 2월 2일 ㅈ일보가 '올해는 입춘 두번 낀 쌍춘년 中 결혼식장 하늘의 별따기'라고 보도하면서 부터다.
중국 베이징 특파원이 쓴 이 기사 말미에는 '특히 이번 병술년(2006년)은 7월 윤달이 끼어 있어, 한 해가 385일에 달한다. 1년(음력 기준)이 385일인 경우는 기원전 221년부터 서기 2100년까지 2천300여년동안 불과 12년에 불과할 정도로 극히 드물다'라는 대목이 있다.
쌍춘년이 200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385일 윤년이 200년에 한 번 씩 돌아온다는 기사였다.
기사를 잘못 읽은 독자들과 결혼업계 종사자들이 잘못된 쌍춘년 소문을 퍼뜨렸던 것이다.
결국 애꿎은 피해를 입은 건 2006년에 결혼한 당사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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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쌍춘년 소동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2007년에는 '황금돼지해' 루머가 퍼졌다.
"2007년 정해(丁亥)년은 600년만에 찾아오는 황금돼지해이기 때문에 이때 아이를 낳으면 좋다"는 속설이 퍼지면서 쌍춘년에 결혼한 사람들이 정해년에 아이를 낳기위해 동분서주(?)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음력이라는게 천간과 지지, 60갑자로 이루어져 있어 모든 해는 60년을 주기로 순환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60년만에 돌아온 정해년을 가지고 어떤 근거에서 '0'을 하나 더 붙여 600년이라고 하는지 알 수는 없다. 이 세상에 600갑자는 존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황금돼지'라는 표현도 이치에 맞지 않다. 정해년은 엄밀히 말해 '붉은 돼지해'라고 해야 한다.
정(丁)은 오행(五行) 중에서 불(火)을 상징한다. 불은 양화(陽火)와 음화(陰火)의 2종류가 있다.
양화인 병(丙)은 태양을 상징하고, 음화인 정(丁)은 난롯불을 의미한다. 장작이나 석탄이 타고 있는 난롯불
1959년생 기해년 돼지띠들이 바로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사람들이고 앞으로 오는 황금돼지해는 2019년이다. 결국 누군가의 무지, 혹은 장난으로 인해 '붉은돼지해'가 '황금돼지해'로 둔갑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