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욕= 연합뉴스)  티베트(시짱.西藏) 수도 라싸(拉薩)에서 시작된 분리독립 요구시위가 10여일이 지나도록 국내외에서 그 불길이 꺼지지 않고 있다.

   라싸에는 대규모 중국군의 증파돼 시위 가담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거선풍 속에 일단 겉으로는 평온을 되찾았지만 24일 쓰촨(四川)성 티베트인 거주지역과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채화된 그리스에서 시위가 벌어져 사망자가 나오고 올림픽 성화 채화식을 얼룩지게 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중국 당국이 초기에 티베트 시위에 우유부단하게 대처하는 등 통제에 실패해 사태가 확산됐다고 분석했다.

   ◇ 쓰촨 동조 시위 = 쓰촨성 남부 가저(甘孜)현 드랑고진(鎭)에서 이날 200여명의 승려와 시민들이 "달라이 라마여 영원하라!" "티베트 자유'를 외치며 시위를 벌다고 티베트 인권단체들이 전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칼과 돌로 무장한 폭도들이 폭동을 일으켜 이 과정에서 공안원 왕궈촨이 사망하고 수명이 부상했다고 전하고 공안은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경고사격을 했다고 덧붙였다.

   통신은 이어 지난 주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던 쓰촨 아바에서는 시위 가담자 중 381명이 자수했다고 밝혔다. 아바에서는 과격 시위가 수일간 벌어져 경찰이 발포를 했었다.

   ◇ 성화 채화장 시위 = 베이징 올림픽 성화가 채화된 그리스 올림피아에서 행사 도중 티베트의 인권과 독립을 외치며 올림픽 보이콧을 주장하는 시위대가 난입하는 소동이 빚어졌다.

   류치(劉淇)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장이 채화 직전 기념 연설을 하는 도중 국경없는 기자회(RSF) 로베르 메나르 사무총장 등 회원 3명이 행사장에 뛰어들었다.

   메나르 사무총장은 "인권을 짓밟는 국가에서 올림픽을 열 수 없다"고 외치며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을 그려낸 검은색 깃발을 펼쳤고, 다른 시위자는 류치 위원장의 마이크를 빼앗으려 시도하며 '프리덤(자유)'을 연호했다.

   시위대가 경찰에 끌려나간 뒤 류치 위원장은 연설을 계속했지만 행사장 주변에서는 산발적인 시위가 이어졌다.

   ◇ NYT, "中 티베트시위 통제 실패" = 티베트에서 지난 14일 시위가 발생한 이후 이를 목격한 수도 라싸의 거주자들이나 외국인들은 시위진압 공안 병력의 부재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시위 발생 초기에 공안 병력이 달아나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일이 일어났고, 공안 병력의 부재는 시위대를 더욱 대담하게 만들어 이들이 중국인 거주자를 위협하거나 트럭을 불태우고 중국인 소유 상점에 돌을 던지는 등의 양상으로 이어졌다.

   신문은 이에 관한 이유에 대한 완전한 설명이 중국 공산당으로부터 나오기까지는 몇년이 걸릴 수 있으나 이번 티베트 시위는 1989년의 천안문 민주화 시위와는 똑같지는 않더라도 통제 실패와 정치적인 우유부단 등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진압 작업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라싸에는 수천명의 공안과 인민해방군이 진을 치고 있지만 목격자들은 이들 병력이 예상과 달리 무력하거나 준비가 전혀 안돼 있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