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롄=연합뉴스) 26일부터 중국 뤼순(旅順)에서 본격 시작된 안중근 의사 유해발굴에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새로운 유해 매장 추정지를 찾아내지 못하는 한 사실상 이번이 마지막 시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안 의사 유해발굴은 이번을 포함해 모두 4차례 시도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해발굴을 처음 시도한 것은 북한이었다. 북한은 1970년대 뤼순으로 발굴팀을 보내 뤼순감옥 일대에서 안 의사의 유해를 찾으려 시도했다.

   특히 당시 북한 조사단은 유해봉환까지 염두에 뒀을 정도로 큰 기대를 걸고 대대적인 조사를 벌였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1998년 4월 당시 중국 국가부주석이었던 후진타오(胡錦渡) 국가주석이 한국을 방문했을 때 안 의사 유해발굴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국회 문광위원장이었던 이세기 의원(현 한중친선협회장)은 후 부주석과의 면담에서 안 의사 유해발굴을 위한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고 그해 5월 중국을 방문해 후 부주석을 다시 면담한 자리에서 협조 약속을 받아냈다.

   이후 다롄(大連)시 문화국이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이기도 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던 유해발굴 노력은 남북이 2006년 6월 공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작년 4월 뤼순 감옥 뒤편의 야산과 공터를 유해매장 추정지로 확정하면서 탄력을 받는 듯 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지나도록 본격 발굴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채 현장은 방치됐고 최근 유해매장 추정지가 아파트 부지공사로 훼손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더이상 발굴작업을 미룰 수 없는 상황으로 몰렸다.

   남북 양측은 공동발굴 문제를 놓고 협의를 벌였지만 북측이 참여 의사를 밝히지 않음에 따라 이번 발국작업은 남측 단독으로 진행된다.

   2개월로 예정된 조사발굴 작업이 끝나면 현장에서는 아파트 공사가 시작될 예정이어서 사실상 이번 조사가 마지막 시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번 조사는 유해발굴 전문가들이 다수 참가하고 있고 현장에서 정밀 물리탐사를 벌여 그 탐사결과를 토대로 실제 발굴작업까지 진행할 계획이라는 점에서 이전 발굴조사와는 차별성을 갖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뤼순감옥 뒤편의 현장에서도 유해 매장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추정되는 교회 부근 공터와 철거가 진행 중인 낡은 주택가 일부는 다행히 부지공사에 따른 훼손 정도가 야산과 송전탑 주변보다는 덜한 것으로 알려져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조심스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관련, 국군 유해발굴 장면이 등장하는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자문교수로 참여했던 박선규 충북대 교수는 "이번에 발굴장비로 물리탐사기, 분석용 컴퓨터, 촬영장비 등을 갖고 들어왔으며 최선을 다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